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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408_직장과 일상에서 품격 있는 말하기_어른답게 말합시다_강원국_2021_웅진지식하우스(210703)

by bandiburi 2021. 7. 3.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실에서 8년간 근무하며 글을 쓰고 다듬었던 지은이 강원국이 품격 있는 말하기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객관적인 사실만을 적은 글은 건조하다. 하지만 개인의 삶이 녹아들어 있는 글은 독자의 관심을 흡입하는 힘이 있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아내와의 대화를 많이 언급하고 청와대에서의 경험을 인용하며, 직장생활에서의 아쉬웠던 실수를 스토리로 담고 있다. 제목이 <어른답게 말합시다>인데 결국은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말을 잘하기 위한 저자의 조언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경영자와 후배들과의 소통 방법에 있어 공감이 되면서 적용해야겠다는 도전을 주었다. 부담 없이 읽어가며 직장생활이나 일상에서 경험했던 말하기의 어려움에 대해 극복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겠다. 결국은 어휘와 직간접적인 경험, 그리고 표정을 관리하고, 표현하는 방법, 관계 등을 평소에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에 공짜 도시락은 없다. 

 

책에서 나에게 도움을 준 부분을 발췌했다. 

 

긍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한계가 없고,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한 게' 없다는 말이 있다. (38페이지)

 

희망이란 
원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지상의 길과 같다.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었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 <고향> (51)

자기만의 스타일을 발견하는 방법은 아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북돋아주는 것이다. 못하는 걸 잘하게 만들려 애쓰지 말고, 잘하는 걸 더 잘할 수 있게 해주자. 그러다 보면 잘하는 게 차고 넘쳐서 못하는 부분이 드러나지 않는다.(54)

 

조선 영조 때 김천택이 펴낸 <청구영언>에 이런 내용의 시조가 실려 있다. (60)

말을 좋아하면 남의 말을 많이 한다.
남의 말 내가 하면 남도 내 말을 한다.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을 말까 하노라.

- 작자 미상, <청구영언>

 

나는 직장에서 세 부류의 상사를 만났다. 직접 할 수 있는 실력도 없으면서 아랫사람을 지지고 볶아서 만족하는 결과물을 얻어내려는 상사, 한두 번 훈계하다 답답해서 직접 해버리는 상사, 직접 하면 빨리 끝낼 수 있는 실력이 있지만 아랫사람을 가르치기 위해 힘들게 훈계하는 상사. 당연히 세 번째 부류가 가장 바람직한 상사이다. (64)

 

질문한다. 어차피 말의 궁극적 효용은 남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해소해주는 데 있다. 모르는 것을 알려주거나, 해결책을 제시해주거나, 의문을 해소해주면 된다. 질문을 받았을 때 할 말을 생각하면 늦다. 내 생각이건 의견이건 남들이 묻기 전에 스스로 질문해보고 답을 찾아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 걸 들춰보면 된다. 나나 남이나 생각의 회로는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나에게 묻고 답해보자. (84)

 

공부한다. 독서를 비롯해 강의를 듣는 것, 신문이나 칼럼을 읽는 것, 남과 대화하는 것, 모두 도움이 된다. 다만, 공부한 것을 나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말해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말해보고 말이 되는 것은 메모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85)

 

할 말이 있다고 말을 잘하는 건 아니다. 할 말이 많은데도 그것을 표현하지 못해 버벅거리는 경우를 흔히 본다. 가장 큰 요인은 어휘력 부족이다. 어휘력이 빈약하면 말이 빈곤해진다. 가진 것과 가진 것을 보여주는 것은 별개다. (92)

 

무엇보다 경험에는 우열이 없다. 승승장구, 탄탄대로의 경험보다는 우여곡절, 간난신고의 경험이 더 값지다. 사람들은 그런 경험에 귀를 더 기울인다. 할 말을 찾아가는 여정에 부딪치고 넘어지면 또 어떠랴. 그리할수록 더 의미 있고 재미있는 말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96)

프랑스 작가 장자크 상페는 <뉴욕 스케치>라는 책에서 대화 잘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 뉴요커들의 말버릇을 관찰해보니, 대황에 능한 사람은 두 가지를 잘하더라는 것이다. 바로 감탄과 질문이다. 상대방 이야기에 습관처럼 감탄사와 물음표를 달아준다. "정말?", "와우 대단해!"라고 반응하고 "그래서 어찌 됐는데?", "그랬더니 뭐래?" 하며 상대의 말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낸다. (122)

 

장소에 맞는 얘깃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음식이나 술에 관한 얘기를 마련해두면 식사 자리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시사 이슈나 최신 유행은 잡담 소재의 보물창고다. 사람을 만나기 전 짬을 내어 요새 뜨는 뉴스나 방송 프로그램, 책, 패션, 노래 등을 검색해보는 정도의 성의만 있으면 된다. 자신이 겪은 재미있는 일화나 누군가의 에피소드도 좋은 재료다. 무엇이 됐든, 얘깃거리를 준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128~129)

 

입으로 나오는 말 외에도 몸짓으로 표현하는 말까지 조절할 때 비로소 연륜 혹은 내공이 드러난다. 대화할 때 눈을 맞추는 건 기본이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더 적극적인 동의를 표하고, 상대방의 표정과 행동을 따라 함으로써 공감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상대의 말을 메모하면서 당신 얘기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신호를 보내줄 수도 있다. (144)

출처: https://pixabay.com

다음은 내용을 보고하면서 내가 지키려 했던 십계명이다. (요약, 164~168)


① 보고는 윗사람이 상황을 묻기 전에 먼저 하는 게 상책이다. 미리 보고하면 보고받는 사람도 보고하는 사람도 즐거운 보고가 된다. 상사가 어떤 보고를 하라고 할 것인지 머리를 굴려봐야 한다. 

② 보고는 자주 할수록 좋다. 나는 한 가지 사안을 두고 통상 세 번 정도 보고를 했다. 

③ 보고 시한을 넘기지 않는다. 상사가 요구한 마감 시한을 넘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완성도 높은 보고도 의미가 없다. 약속한 날짜를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면 그전에 반드시 양해를 구해야 한다. 

④ 보고하는 형식도 중요하다. 사안의 중요도와 시급성에 따라 보고 형식을 달리해야 한다. 

⑤ 보고에서 내용 누락은 때로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거나 상사가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해 보고하지 않는 경우에 문제가 발생한다. 보고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⑥ 좋지 않은 내용일수록 보고해야 한다. 부정적인 내용까지 솔직히 보고하고 손해를 최소화하는 부하직원을 상사는 신뢰하게 된다. 

⑦ 보고는 상사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보고는 자신이 아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상사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해주는 자리다. 따라서 보고하러 들어갈 때는 자신이 할 말을 준비하는 것과 함께 상사가 무엇을 궁금해할지 미리 생각해야 한다. 

⑧ 당연한 얘기지만 보고는 짧을수록 좋다. 모든 상사는 바쁘다. 그리고 상사는 이미 알고 있는 게 많다. 장황하게 늘어놓지 말고 두괄식으로 짧게 보고해야 한다. 

⑨ 보고할 때 표정도 염두해 둬야 한다. 상사는 보고자의 말을 듣는 것 같지만 표정에 더 주목하고 있다. 보고하는 내용에 대해 얼마나 확신이 있는지, 그에 대한 열정은 얼마나 큰지 표정을 보며 판단한다. 

⑩ 신뢰관계 구축이 중요하다. 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할 때 누군가 보고하러 내 자리로 오고 있으면 내용을 듣기 전에 나는 이미 결정을 내렸다. 사람이 마음에 들면 보고 내용도 마음에 들게 마련이다. 평소에 신뢰를 쌓아야 한다. 내용보다 사람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내 것이 아닌데, 조직은 그런 환상을 심어주고 착각하게 한다. 그러나 정작 그런 착각에 빠져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회사는 대우해주지 않는다. 끝까지 '나는 나'라고 고집하는 직원을 우대한다. 언제든 떠날 듯이, 두려운 게 없어 보여야 무시당하지 않는다. (179)

 

회의를 즐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할 말을 열심히 준비하면 된다. 회의는 내 말의 시연장이다. 하다 보면 늘게 마련이다. 또한 남들은 어떤 말로 설득하는지 지켜보면서 이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면 된다. (189)

 

함께 일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점도 있다. "남의 의견은 일단 듣는다. 각자 한 번 이상 발언한다. 발언하기 위해 준비한다. 모두가 동의할 때까지 의견을 나눈다. 발언권은 동등하다" 등이다.(192)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그 원인뿐 아니라 원인의 원인을 파헤치려 했다. 그리고 그 일이 미칠 영향과 파장을 꼬리에 꼬리를 물어가며 생각하고 따져봤다. 그랬을 때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201)

 

그러므로 설득을 잘하려면 잘 살아야 한다. 존재 자체가 설득력인 셈이다. 나태주 선생의 시가 딱 내가 하려는 말이다.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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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도 없다고
네가 말하면
없는 것이고

없는 것도 있다고 
네가 말하면
있는 것이다.

후회하지 않겠다. 

-나태주, <마음을 얻다>

 

태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고개를 약간 숙인 상태로 상대의 눈을 보고 말하는 것이 기본이다. 고래를 갸우뚱거리거나 한숨을 내쉬는 것, 귓속말을 하거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일은 대화를 망친다. (212)

 

나는 늘 미리 셈해본다. 말할 단어 몇 가지를 기억해둔다. 강의는 물론이고 방송에 출연하거나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도 그러는 편이다. 그래서 이 책에도 첫째, 둘째, 셋째 같은 단어가 많이 나온다. 말할 때 이렇게 하면 논리적으로 보인다. (220)

 

"병은 입으로 들어가고 화는 입에서 나온다"라고 한다. 강의를 할 때면 늘 살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246)

 

아무나 유튜버가 될 수 있지만 제대로 하려면 두 가지가 있어야 한다. 콘텐츠와 스토리다. 내가 남보다 잘 알거나 잘할 수 있는 주제, 즉 콘텐츠가 있고, 남다르게 살아온 경험, 다시 말해 나만의 스토리가 있으면 된다. 유튜버는 이 두 가지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말하는 사람들이다.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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