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는 예금이 아닌 펀드에 처음 가입했다. 중국펀드였다. 결국 몇 년을 기다리다 손해를 보고 해지했다. 북한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처음으로 주식을 샀다(회사내 우리사주는 제외). 주식을 기초부터 배워서 투자한 것이 아니라 익숙한 주식 하나가 값이 떨어져서 샀더니 일정 수준 상승해서 이득을 봤다. 하지만 수시로 시세를 들여다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해서 나에게는 주식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핑계로 주식시장에서 멀어졌다.
그리고 10년 가까이 지났다. 2020년 3월 코로나 상황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나이도 50에 가까워지고 마침 퇴직금을 DC형으로 바꿔서 어떻게 투자할지 고민중이었다. 유튜브에서 정보를 얻어 포트폴리오를 모방해서 분산투자를 했다. 한국주식도 삼성전자와 지수추종 ETF를 샀다. 미국주식 얘기가 많이 나와 미국주식도 샀다. 1년이 지나고 보니 수익이 괜찮다. 시기를 잘 탔기 때문이지 실력이 아니었다.
퇴직이란 것도 지나온 길보다 가까운 나이가 되었고, 여유자금이 생기는 것을 제대로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아내가 목돈이 생겨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전망이 좋다고 한다며 주식을 해보겠다고 한다. 아내보다 그나마 경험이 있는 나도 섣불리 손실 리스크를 저울질 하며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이라서 아내를 말렸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 그러면 아내와 함께 주식투자를 기초부터 학습하고 3개 정도 기업을 선택해서 투자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선생님은 없지만 고수들이 친절하게 설명해 놓은 책은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시대다. 마침 유튜브를 통해 <마흔 살에 시작하는 주식공부 5일 완성>이란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이 자식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하는 마음으로 썼다는 것에 공감되어 아빠의 심정에서 어떤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까 생각하며 읽었다.
첫째 날 부분까지는 아내와 함께 토론을 하며 읽었다. 내용에 대해 토론을 하니 혼자서 읽을 때보다 갑절 이상 이해가 되고 서로를 설득하려고 하니 기억에도 오래 남는 장점이 있었다. 서로 이해의 폭과 깊이를 자극하고 가장 큰 것은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주말부부를 하다보니 나머지는 혼자서 읽었다.
이 책은 코로나로 주식시장의 기복이 심했던 한 해를 보내고 2021년 초에 최근의 상황을 반영해서 출간한 개정판이다. 그래서 최근에 사례들이 많이 담겨 있어 이해가 쉽다. 초보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어떤 회사를 대상으로 나의 소중한 돈을 투자할까라는 고민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미래 PER, 고배당 성향 등 주요 특징을 기본적으로 갖춘 기업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책의 구성에서 마음에 드는 점은 '주식회사 흥망성쇠를 공부하자'라는 도입부에서 '샤크전자'라는 가상의 회사의 흥망성쇄를 보여준 것이다. 창업해서 성장하고 상장폐지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해 흥하는 회사와 망하는 회사의 특징을 먼저 스토리를 통해 독자들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첫째 날 - 종목 고르는 비법을 공부하자
둘째 날 - 주식 매매 원칙을 공부하자
세째 날 - 호재 뉴스에 대해 공부하자
넷째 날 - 악재 뉴스에 대해 공부하자
다섯째 날 - 주의해야 할 이슈를 공부하자로 이어지며 전체적인 기초지식을 알게 된다.
<홍사훈의 경제쇼>나 <삼프로TV>와 같은 경제 유튜브로 시장의 이슈를 듣기는 하지만 진진하게 배우는 심정이 아니라 그날 그날 의무감으로 듣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시장을 읽는 눈을 뜨고 용어들을 이해하니 신문기사가 읽히고 증권사 리포트를 보게 되고, 경제 관련 기사들이 보인다.
기초를 다지기 위해 이 책을 한 번 정도 더 정독하고, 다른 주식 관련 책을 몇 권 더 익히고 종목을 고르고 투자하는 연습을 하면 은행 예금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겠다. 나 자신만이 아니라 성인이 되는 아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주변에도 확산시키고 싶다. 물론 전제조건은 실전 연습에서 성공한 뒤에 투자는 본인의 책임하에서 한다는 동의가 있어야겠다.
좋은 책을 통해 세상을 더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낀다. 이 책은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는 좋은 책이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분들에게는 비추지만 대부분의 주린이들에게는 강력 추천한다. 마지막에 '돈 버는 부자 습관'에 언급된 저자의 생각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아래는 책에서 밑줄 그은 부분을 발췌했다.
향후 실적개선에 기반해 미래 PER이 저평가인 종목을 찾기에 안전하면서도 빠른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 가치투자법이지만 저 PBR 투자방식과 달리 주가 탄력도가 높다.(8 페이지)
총자본은 나의 돈인 자기자본(순자산)과 타인자본인 부채로 구성된다. 순자산은 납입자본금, 잉여금, 자본조정,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으로 구성된다. 자본금은 수권자본금과 납입자본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권자본금은 증자할 수 있는 최대 자본금으로 정관에 기재된다. 수권자본금 범위 내에서는 이사회 결의로 수시로 증자할 수 있다. 수권자본금을 늘리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납입자본금은 수권자본금 범위 내에서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으로 확정된 금액이다. 따라서 납입자본금은 발행된 주식 수와 액면가의 곱이다. (23)
12월 말 약세장을 저평가 우령종목 매수 기회로 삼는 역발상 투자전략을 펼치자. 12월 말 매수한 다음 1월 이후 주가상승 시점에 매도하는 것이다.(54)
초보 투자자라면 미래 PER이 20배 이상인 회사는 투자 대상에서 가급적 제외하는 게 바람직하다. (82)
매출채권회전율과 재고자산회전율도 계산하려면 복잡하다.(중략) 3년간 회전율에 큰 변화 없는지가 중요한 리스크 점검 포인트다. 적정 회전율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낮은 것보다는 높은 게 좋다.(103)
실적과 배당 기반 투자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선호하는 투자법이다. 미동도 없던 주가가 실적개선 발표와 함께 외국인, 기관투자자 매수로 크게 상승한다.(156)
복잡할 땐 숫자 3만 기억하자. 베스트 신문 기사 3개, 재무지표 리뷰는 3년간, 월 3일 이내 투자, 투자 종목은 3개 이내, 매수도 손해 볼 때만 분할해서 3회 이내 이렇게 하면 투자 위험은 낮추고 수익률은 쑥쑥 올라간다. (173)
스노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본인 연봉까지는 가급적 수익을 재투자하자. 그 이상이 되면 부동산, 배당주 펀드 등 지키는 투자를 권한다. 주식시장을 떠나야 주식투자 수익금도 진정한 내 돈이 된다.(175)
특히 주말 외국인, 기관투자자 주간 순매수 통계 기사는 꼭 챙겨보자. 코스닥, 코스피별로 외국인, 기관별로 순매수(순매도) 상위 회사를 순매수(순매도)량과 함께 안내한다. 주간순매수 통계 기사에서 1) 거래규모, 금액이 큰 순매수, 2) 몇 주간 지속된 순매수, 3) 중소형주에 대한 순매수, 4) 실적개선과 연동한 순매수, 5) 외국인과 기관 동시 순매수 상위종목 등은 주말 분석 대상이 된다.(181)
최대주주 지분변동은 공시사항이므로 상속(증여)은 공시 대상이다. 후손들 입장에서는 상속(증여) 발생 후 2개월간 주가 상승이 싫다. 그래서 대부분 주가는 횡보 또는 하락한다. 바로 이 시점이 역발상 매수 적기다. 세금 산정을 위한 2개월 동안 매수하고 세금 산정 확정 이후 주가 상승과 고배당을 기다리면 되겠다.(196)
투자자라면 자사주 매입기간 동안 비싼 가격에 매수할 이유가 없다. 천천히 분할매수로 대응하면 된다. 다만 이왕 매수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매수는 가급적 자사주 매입 기간 이내에 완료하자. (중략) 자사주 매입도 공시사항이다. 뉴스 기사를 스크린하다 보면 자사주 매입 뉴스를 쉽게 볼 수 있으니 관심 있게 보자.(206)
포털사이트에서 자산재평가, 저PBR로 뉴스 검색을 해보자. 그러면 자산재평가가 필요한 알짜 땅 부자 회사들을 찾을 수 있다. (209)
신문사는 증권사 리포트를 고맙게도 요약해서 기사화해준다. 매일 뉴스 스크린만으로도 증권사 리포트를 상당수 만날 수 있다. 특히 리포트에 전문용어 등이 많아 이해가 어렵다면 리포트를 요약한 뉴스를 먼저 읽어보고 리포트를 추가로 보자.(215)
그동안 내린 주가가 공매도 끝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공매도 끝은 생각보다 깊을 수 있다. 초보 투자자라면 공매도 과열 종목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252)
발행회사 입장에서는 유상증자가 이자와 원금 반환의무가 없기에 훨씬 매력적이다. 그런데도 주식관련사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그렇게라도 해야 투자를 받을 수 있어서다(257)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는 신주인수권부사채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회사이며, 발행 조건도 두 가지 사채보다 이자나 교환가액 등에서 훨씬 유리하다. 주식관련사채 투자를 주된 목적으로 탄생한 메자닌 펀드(Mezzanine Fund)도 있다. 위험부담을 크게 지는 만큼 고수익이 가능해 강남부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259)
* 메자닌 펀드: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채권과 주식 사이 중간 위험 단계에 있는 후순위채권,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교환사채 등 주식관련채권에 투자한다.
서킷브레이크 등이 발동한 시장 급락에 저가 매수했다면 적어도 1년 이상에서 최대 3년은 보유한다는 심정으로 단기매도하지 말자. 과거에도 돌발악재에 시장은 순간 멈췄다. 그러나 정확하게 1년이 지난 시점에 크게 오른 주가를 확인할 수 있다.(267)
대출 연체자 증가는 고려신용정보 등 채권추심회사에게는 호재다. 금리 상승기에는 은행, 채권 추심회사 등을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303)
♥ 돈 버는 습관 ♥
1법칙 : 한 달에 책 한 권은 읽자
2법칙 : 하루에 베스트 신문 기사 3개씩 뽑자
3법칙 : 치부책을 만들자
4법칙 : 전두엽을 활성화하자
5법칙 : 세상을 투자라는 안경으로 바라보자
6법칙 : 흔들리지 않는 심리 연습을 선행하자
7법칙 : 본업에 충실한 투자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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