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대한민국 인구구조에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크로스가 시작되었습니다. 대도시는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지방에서 지속적으로 젊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시골에는 부모세대가 주로 남아 있습니다. 부모들의 연령은 계속 높아지고 사망으로 시골의 인구는 지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중에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면 고향을 다녀왔습니다. 영동역에서 농어촌 버스를 타고 50분 정도를 가면 고향입니다. 이곳에서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를 다니던 80년대는 한 학년이 4반까지 있었고 한 반에 60명이 넘는 아이들로 북적였습니다. 그 아이들은 대부분이 직업을 찾아 도시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정착했습니다.
80년대에는 학교가 끝나면 초중고 학생들이 일부는 자전거로 통학하고, 나머지는 각 마을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떠들썩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산합니다. 위의 사진은 승객 대기장에서 빗물이 비치는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빈 의자들을 찍었습니다.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는 조용한 시골의 풍경을 잘 담고 있습니다.
2021년도 고향 초등학교의 입학생은 단 2명입니다. 아직까지 초등학교, 중학고, 고등학교가 있지만 이대로라면 유지가 어려워 보입니다. 매년 교육청에서 발표하는 폐교되는 학교를 보면 계속 늘고 있습니다. 도시도 예외는 아닙니다. 절대적인 학생수가 감소하므로 어쩔 수 없습니다.
영동역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평일 저녁 6시 40분에 탔습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교복 입은 학생들이 6명 정도 탔습니다. 이 시간에 왜 탈까 생각했는데 용산면에 있는 중고등학교가 폐교되어 인근에 있는 황간이나 영동으로 다니기 때문이랍니다. 시골에서 배움의 길을 가는 것도 어려워지고 이것이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 시골로 가기를 꺼리는 이유가 됩니다. 악순환입니다.
조용한 시골에 젊은 인구가 유입되고,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때가 올 수 있을까요. 경제적인 부담이 도시에서 사는 것과 다르지 않고 자녀 교육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결혼을 해서 지방에서 경제적 자립을 꿈꾸는 청년들이 늘어날 겁니다. 정직한 정부와 청렴한 정치인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통해 긴 안목으로 정책을 실행할 때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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