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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여행

고향풍경- 충북 옥천(200112)

by bandiburi 2020. 1. 12.

온화한 겨울날씨를 즐기며 고향을 다녀왔습니다. 뭔가 감상을 남겨야겠다는 욕구가 솟아올라 글로 남깁니다.
뛰놀던 동네 뒷산에 올라 마을을 내려다 봅니다. 아이 소리가 없는 조용한 마을에 파란 지붕들이 선명할 뿐입니다.

어른들이 살고 계신 곳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주말이면 도시에 살고 있는 자녀들의 발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마당이 제일 넓었던 집입니다. 경운기를 가장 먼저 가지고 있던 집입니다. 신기했습니다. 텔레비젼도 일찍 두셔서 여름밤이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마루에 내놓은 텔레비젼을 부채를 부치는 어른들 틈에서 보았지요. 어른들이 돌아가시고 자녀들도 객지로 나가 살며 시간은 점차 가옥을 자연으로 되돌리고 있습니다.
앞신에도 올라봤습니다. 땅벌에 혼이 나서 도망치던 그 길입니다.
자녀들이 집터를 그대로 두기 원해 십년이 넘도록 방치되어 벽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아랫집 윗집 옆집간에 벽이 허물어져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빈집이니까요.
튼튼했던 지붕이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굴복했네요.
썩어서 홀쭉해진 나무들은 왠지 한 사람의 인생 결말을 보는 듯해 서글픔이 몰려 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합니다. 이 앙상하게 버려진 건물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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