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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여행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을 보내는 큰아들의 제주도와 경상도(안동 대구 포항 부산) 여행(210119)

by bandiburi 2021. 1. 19.

젊은 시절에는 시간은 많으나 돈이 없고, 중년이 되면 돈은 있으나 시간이 없어 여행을 못 간다는 얘기를 합니다. 모두 옛말입니다. 젊은이들도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학업과 취업에 마음이 조급합니다. 중년이 되면 노후준비가 부족하다고 느껴져 조급합니다. 현대인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하루하루의 삶에 코를 박고 살고 있습니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교에 익숙합니다. 누구보다 더 많다, 더 젊어 보인다. 더 멋져 보인다, 더 부유하다 등.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1월 초의 어느 날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을 맞은 큰아들이 예고도 없이 혼자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고 카톡을 받았습니다. 아들이 혼자서 하는 여행이 처음이라 살짝 걱정도 됐지만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좋은 경험이겠다 싶었습니다.

마침 날씨도 풀려서 맑고 따뜻한 환경에서 제주도를 2박 3일간 마음껏 여행했습니다. 제주에 사는 대학교 친구를 만나서 함께 보냈다고 합니다. 코로나 영향인지 항공편도 저렴했습니다. 제주로 가는 편이 14000원, 서울로 돌아오는 편이 4만 원 정도로 서울-포항 KTX 편도비용 수준입니다. 아내도 저렴한 비용을 알고 평일에 제주도에 다녀와야겠답니다.

1월 3주차에 큰아들이 다시 훌쩍 안동으로 떠났습니다. 주말마다 카페에서 하루에 7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일요일 밤에 일을 마치고 와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네요.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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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월요일 새벽 6시 30분 전철을 타고, 무궁화호를 타고 친구와 두 번째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번에는 하얀 눈도 내렸습니다. 보내온 사진에는 다양한 포즈로 젊음을 뽐내고 있습니다. 부럽다고 회신을 보냈습니다.

오늘은 대구에서 김광석 거리의 사진도 보내왔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한쪽 면만 보고 살고 있습니다. 일과 돈과 명예와 권력입니다. 여기에 노력과 성실, 희생이라는 정신무장을 요구합니다. 부동산과 주식부자는 지향점입니다. 누군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승자의 위치에서 웃고 있지만, 대다수는 허탈한 한숨과 함께 내일을 삶을 걱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삶의 다른 면을 봐야겠습니다. 여행과 쉼, 그리고 시간을 채울 책이 있습니다. 현재의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조용한 여행을 떠나서 평화로운 쉼을 가질 자격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사람을 보고, 기존의 생각에서 벗어나 무상무념이 되어보고, 나와 주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상념에 젖어 글을 쓰고 싶으면 몇 자 끄적거릴 수도 있습니다. 사진으로 남길 수도 있습니다.

소설가들이 하나의 소설을 완성하고 나면 여행을 떠난다고 합니다. 기존의 스토리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구상을 하기 위해서랍니다. 우리도 가끔은 소설가처럼 기억속을 지우고 새로운 것으로 채우고 싶어 집니다. 이번 주말에는 늘 다니는 산책로를 벗어나 전철을 타고 좀 더 먼 곳으로 근교 여행을 다녀와야겠습니다.

큰아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하고 싶었던 여행을 실컷 하는 모습이 대견스럽습니다. 코로나로 마스크 잘 착용하고 안전하게 귀가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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