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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130]까라마조프의 형제(하)_아름답고 신성한 추억이란 마음의 양식

by bandiburi 2018. 12. 2.

<까라마조프의 형제> 하권은 600페이지가 넘는 장편입니다.

하지만 이미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기 때문에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출퇴근하는 지하철에서의 1시간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심지어 아침 7시부터 1시간 운동할 때도 사이클을 하면서 50분씩 책을 보기도 했습니다. 보통은 30분 정도 하는데 조금만 더 읽다 보니 50분까지도 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권은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입니다.

아버지 표도르의 살해와 3천 루블의 돈의 행방에 대한 진범을 찾기 위한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며칠간에 벌어지는 일들이 등장인물의 입장에 따라 묘사되다 보니 책 한 권이 가득 찹니다. 

둘째 아들 드미뜨리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주변 사람들과 정황이 마치 그가 진범인 것처럼 진행됩니다.

하지만 공판을 앞두고 요리사인 스메르쟈코프의 폭로로 그가 살해범인 것이 드러나지만 바로 자살하게 되어 섬광증을 가진 이반이 진실을 말하지만 인정되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독자의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소설은 검사와 변호사의 진술에서 절정에 다다릅니다.

유능한 변호사의 논리가 앞서는 듯했지만 관리와 농부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드미뜨리에게 유죄를 선언합니다. 반전이었습니다. 드미뜨리는 시베리아 유형생활 20년을 받게 되고 이반과 까쨔의 계획에 따라 탈출이 준비됩니다. 마지막 장면은 알류샤의 장례식으로 장면이 바뀌고 그곳에서 아이들과 알류샤가 등장합니다. 알류샤가 아이들에게 이 기억을 잊지 말자라고 하면서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소설이 계속되어 속편이 나올 것 같았지만 저자인 도스토예프스키가 3개월 후에 사망하면서 영원히 중단되었습니다. 

다음은 책에서 남기고 싶은 부분을 발췌했습니다. 

275) 사람이 우습게 되거나 혹은 우습게 보이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어. 요즘 거의 모든 재능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우습게 보일까 봐 두려워하고 있는데 그 때문에 그 사람들은 불행해지지. 

465) 그 방종하고 음란하며 불행한 노인, 그처럼 비참한 최후를 마친 이 '일가의 가장'을 보십시오! 가난한 식객으로 인생행로를 출발하여 뜻하지 않은 우연한 결혼을 통해 아내의 지참금으로 어느 정도의 재산을 만든 그는 처음엔 제법 지적인 재능을 가진 사기꾼이었고, 경박하기 이를 데 없는 어릿광대였으며, 무엇보다도 고리 대금업자였읍니다만,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즉 재산이 불어감에 따라 점점 기세가 등등해져서 굴종과 추종은 자취를 감추고 결국에는 조소적이면서도 악의에 찬 냉소가에다 호색한이 되고 말았습니다. 생활의 갈망이 맹렬해진 반면 정신적인 방면은 완전히 말살되고 만 것입니다. 그리하여 결국 육체적 쾌락 이외엔 인생에서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게 되고 자기 자식들에게도 그런 식으로 가르쳐 왔습니다. 

530) 우리는 이 지상에서 그리 오래 사는 것도 아닌데도 나쁜 일을 많이 하고 나쁜 말을 많이 입에 담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한 자리에 모인 기회를 이용하여 서로 좋은 말을 하도록 기회를 포착합시다.

571) 너희들의 아름다운 추억, 특히 부모 슬하에서 지낸 어릴 적의 추억 - 이 추억만큼 미래의 생활에 숭고하고 강렬하고 건전하고 유익한 것은 없는 법이란다. 이것만은 잊지 않도록 해줘. 어른들은 너희들의 교육 문제에 관해 여러 가지 의견을 갖고 충고를 하지만, 그러나 난 어릴 적부터 간직된 이 아름답고 신성한 추억이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날에 그러한 추억을 많이 가진 자는 앞으로도 한평생 틀림없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 


독서습관 130_까라마조프의 형제(하)_도스토예프스키_1992_범우사(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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