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라이프

시골 모내기를 하고 와서 (180520)

by bandiburi 2018. 5. 22.

5년만에 시골 부모님 모내기를 도와드리고 왔습니다. 인도에 있는 동안에는 남동생과 매제들이 와서 도와줬습니다. 농군의 아들로서 학창시절부터 이어져온 연례행사가 모내기와 벼베기에는 시골에 가서 부모님을 돕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느덧 30년이 다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는 아내와 함께,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서는 아이들도 함께 동참했습니다. 이 점이 가족들의 소중한 시간을 다른 곳에서 함께 보내지 못하는 불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창시절 아저씨 아줌마로서 농사의 주역이었던 분들이 금년에는 대부분이 은퇴하시고 60대 전후의 젊은 세대(?)가 주역이 되어 광작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앙기와 트랙터, 트럭 등을 갖추고 체계적으로 모판부터 모내기까지 이어집니다. 그래도 일손을 필요하기에 시골에서 60대 이하의 젊은층은 무척 귀합니다. 

앞으로 5년 뒤에는 80대가 되신 아주머니들은 유모차에 의지해서 농사일을 하러 다니시는 것조차 힘들어지지 않으실까 우려됩니다. 17년에 새로 집을 지어 서울 목동에서 사시다 내려오신 아주머니는 조용하고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살고 있다고 하시면서도 사람이 점점 줄어 나중에는 무서울 것 같다고 걱정하십니다. 

시골생활을 위해 귀촌하는 분들도 다양합니다. 은퇴하고 가끔 농사를 일구러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30대의 젊은 나이에 내려온 부부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지내지 않고 외떨어진 밭에 집을 스스로 지어서 보이지 않는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농사를 지으로 오가며 마주치지만 어색합니다. 

이전의 시골은 한 곳에 모여서 살았지만 지금은 이곳 저곳에 집을 새로 지어 산재되어 삽니다. 

다시 모내기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이번에는 남동생 가족과 우리 가족중에는 아빠만 내려갑니다. 아이들은 중고등학생이라는 특권으로 면제받았습니다. 

 과거에 둘이서 충분히 단촐하게 모내기를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이앙기가 몇 년 전에 바뀌었네요. 300만원에 중고로 팔고 중고로 600만 원짜리를 사셨답니다. 비료 및 제초제 살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이앙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한 명은 심고 한 명은 모판과 비료포대, 제초제를 조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후자를 했는데 이틀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허리도 아프고 오른손 근육통도 생기고 힘이 들었다는게 증명됩니다. 나이가 들어서일까도 생각해봅니다만 역할이 늘어난 것이 주요인 같습니다. 

윗집 아저씨는 광작을 하시는데 모판도 신형 하우스에서 주기적으로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논에서 하지 않기에 나르기도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가 들기에 부모님께 권하기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이번 모내기를 하며 부모님이 연세가 드셨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예전에는 적극 참여하셨는데 이제는 대부분을 저희 아들들에게 맡기십니다. 힘도 부치시네요. 몸도 왜소해지셨네요. 세월은 추억을 기억속에 남겼을 뿐 육신은 다시 작아지고 있습니다. 

모내기를 하며 빈 곳이 없도록 동생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혹시 심기지 않은 곳이 있으면 부모님들이 일일이 논에 들어가셔서 심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금년부터는 심긴대로 두시라고 합니다. 쌂값이 싸기도 하고 힘에 부치시기 때문입니다. 

날씨도 좋았고 기계도 잠깐 트랙터 연료펌프 고장으로 주춤했지만 수리하시는 분이 바로 와줘서 토요일 일요일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