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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그림 그리기용 펜이 있는 갤럭시탭 S6 Lite 만화 좋아하는 고등학교 1학년 딸에게 선물(200822)

by bandiburi 2020. 8. 22.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막내가 고등학생임에도 대학입시를 위해 열심히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내가 걱정을 합니다. 빈둥거리고 늦잠에 낮잠까지 즐기는 딸아이에게 엄마는 폭풍 잔소리를 발사하기도 합니다. 딸의 해명을 들어보면 의욕이 넘치다가도 어느 순간 의욕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모녀간에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습니다.

딸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책상에는 그림을 그리다가 생긴 지우개의 흔적들이 가득합니다. 마음을 잡고 책을 읽거나 수학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게 부모의 바람이지만 아이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그림을 마음놓고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다가 태블릿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를 보니 테블릿을 이용해 멋진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연필과 지우개로 그림을 그리는 아날로그에 비해 다양한 색깔과 펜 타입을 활용해서 멋진 그림을 그릴 수가 있습니다. 

마침 딸의 수학과외도 끝났습니다. 매달 28만 원을 내서 그룹과외를 받았습니다. 아빠의 반대에도 두 아들과는 달리 막내딸만이라도 수학의 부담에서 벗어나 잘했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바람이 반영되었습니다. 중학교까지는 혼자서도 잘했지만 고등학교 수학은 과외가 필요하다는 엄마의 의견과 본인도 의향이 있어서 시작했습니다.

예비고등학생 과정부터 받았는데 초기에는 시키는 대로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좋았는지 숙제도 곧잘 하며 즐거워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주변 친구들이 이미 선행을 해서인지 비교가 되어 주눅이 든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수학에 대한 열의도 식었습니다. 과외 숙제도 마지못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8개월 정도 했던 그룹과외를 과감히 그만두고 그 비용으로 갤럭시탭 S6 Lite wifi용을 근처 이마트에서 42만원에 구입했습니다

토요일 저녁무렵에 사줬더니 입이 크게 벌어집니다.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탭을 들고 자기 방에 들어가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아빠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니 책을 읽은 소감을 쓸 때 관련된 그림을 그려주면 좋겠다고 주문도 했습니다. 이미 3시간이 지났는데 잠도 자지 않고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습니다. 얼굴을 그렸는데 제법 잘 그렸습니다. 흐뭇합니다. 

부모는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아이들은 미래를 살아야 합니다. 요즘 미국에서 주가로 가장 높은 곳이 애플이라고 아는데 실력으로 평가하므로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대학을 왜 가야 한다고 생각할까요?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선호되는 직업군에서 지원자격이 일단 대졸을 뽑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직업이 있고 다양한 재능을 필요로 합니다. 부모들이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 대한 생각이나 고민을 덜 한 것 못지않게 학교 선생님이나 아이들 자신도 고민이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재능을 시험해볼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는 그림을 그릴 기회를 주고, 여행을 좋아하는 아이,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아이,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충분히 즐길 기회를 줘야 합니다. 

물론 이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독서를 하는 것은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나 자신이 시공간의 제약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간접 체험하도록 도와주고 상상의 지평을 넓혀주기 때문입니다. 
세 자녀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나 스스로부터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주일에 1권 이상 읽고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습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먼저 저 자신에게 좋은 습관이 되었습니다. 회사에서건 집 근처 도서관에서건 수시로 책을 빌려보고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이나 주말에 지방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아내도 이제는 일주일에 한 권은 읽으려고 노력하고 대학교 1학년인 큰 아들도 블로그에 독후활동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제 밤 11시 30분이 되어가네요. 테블릿을 받아 든 딸이 조용히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잠시 아내와 들어가 보니 수박을 맛있게 먹는 아이의 커다란 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순수한 몰입입니다.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잠도자지 않고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은 열심히 합니다. 할만큼 실컷 그리다 보면 책도 들여다보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겠습니까. 아이가 즐거워하고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대학입시와 관계없이 세상을 넓게 보고 의욕을 가지고 도전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고 또 도전하고 할 것입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앞길을 제단해서 다른 길을 보지 못하게 하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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