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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단상

청소 아주머니가 내 휴지통을 보고 한 말과 행동이 주는 잔잔한 감동

by bandiburi 2023. 10. 6.

휴지통 (출처: Public domain vectors)

2023년 추석 연휴가 끝나고 업무를 시작한 지 이틀이 되는 날이다. 아침 7시부터 사무실에 앉아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9시 30분이 되었다. 잠시 휴식을 취할 겸 가득 찬 휴지통을 들고 사옥 층마다 마련된 대형 휴지통으로 향했다. 사무실 중앙 통로를 지나 엘리베이터 입구 쪽을 바라보며 갔다.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청소 아주머니가 들어오고 계셨다. 내가 들고 있는 휴지통을 보시더니 휴지통을 비워주셨다. 이 정도로 고맙다고 하고 돌아오려는데 한 말씀을 더 하신다.

'안에 커피가 떨어졌는지 더럽네요. 깨끗이 씻어드릴게요'

한눈에 휴지통 안이 지저분한 상태를 보신 거다. 휴지통을 가져가신 지 3분 정도 후에 깨끗해진 휴지통을 주셨다. 이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시 한 말씀하신다.

'잠시만요. 커피가 떨어져도 묻지 않도록 종이를 놓아드릴게요'

이동용 청소용구함에서 깨끗한 잡지를 뜯어서 휴지통 바닥에 깔끔하게 깔아주셨다. 다시 태어난 휴지통을 가지고 자리로 오는 짧은 시간 기분 좋은 감동이 온몸을 감쌌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소해 보이는 하나의 몸짓과 한마디 말이다. 어쩌면 말보다 작지만 많은 것을 담은 행동이 더 큰 변화를 가져온다. 자연스러운 아주머니의 이타적 행동은 나에게 큰 행복을 주셨다. 나도 타인에게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가 자문한다. 시간이 없어서, 귀찮아서, 기분이 별로라서 등 무수히 많은 이유를 들어 회피하고 있는 나를 보며 반성한다.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아주머니와 같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있어 우리는 오늘도 하루를 살 수 있다. 평범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행동은 돈으로 살 수 없는 큰 감동을 준다. 나는 누구에게 이런 감동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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