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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립박물관 견학5_지명에 대한 이야기 혹은 설화(210306)

by bandiburi 2021. 3. 8.

어느 지역이나 구전되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특히 지명에는 그런 사례가 많습니다. 남양주시립박물관 1층 전시실 가장 안쪽에 화면으로 이런 지명에 얽힌 이야기를 보여주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는 나열되어 있는 사실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즉, 스토리가 있는 사실은 기억하기 용이합니다.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 라디오가 없던 시절에는 조부모님이나 부모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최고였습니다. 무서운 이야기 감동적인 이야기 모두가 세대를 거치며 반복되어 구전되었습니다. 조금씩 각색되는 면도 있을 것입니다. 귀로 듣는 이야기는 머릿속에서 상상을 통해 영화와 같이 펼쳐졌습니다. 

몇 가지 설화를 인용합니다. 

첫 번째는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에 위치한 '살내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조와 정희왕후의 무덤이 있는 광릉 앞쪽에 있는 벌판을 살내벌이라고 부릅니다. 

임금이 광릉에 참배하러 가는데 차수복이라는 사람이 얼굴을 부채로 가리지 않았습니다. 이를 임금에 대한 불경죄로 간주하고 차수복의 목을 베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차수복은 죽음을 앞두고도 춤을 추며 동구 밖에 있는 처형장까지 끌려갔습니다. 이런 모습이 능에 참배를 마치고 내려오는 임금이 보게 되었습니다. 죽으러 가는 길에도 특이하게 춤을 춘다고 해서 임금이 참수를 멈추고 살려주라고 명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임금은 다음부터는 얼굴을 가릴 수 있도록 부채를 차수복에게 하사했습니다. 이후로 차수복이 춤을 추었던 장소를 임금이 '살려주라'고 했다는 의미에서 '살내벌'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에 위치한 '벼락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금곡교 근처에 있는 연못의 이름으로 몇 가지 유래가 있습니다. 

하늘로 올라가던 용이 벼락을 맞고 이 연못에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있고,

벼락으로 바위가 부서지면서 이 연못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벼락소라 불린다고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신감역이라는 마음씨 나쁜 부자가 살았는데 동냥을 하는 중에게 쇠똥을 주는 것을 본 며느리가 쌀을 한 바가지 퍼주었습니다. 이에 중이 며느리에게 뒤돌아보지 말고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며 뒷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자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며느리가 겁을 먹고 뒤돌아보니 자기가 살던 집이 벼락을 맞아 불타고 다시 폭우로 인해 상류의 둑이 터지며 집터가 연못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며느리는 뒤돌아봤다가 돌부처가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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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는 마치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소돔에 살던 롯과 그의 아내가 생각납니다. 천사가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는데 롯의 아내는 뒤돌아보고는 소금기둥이 되었습니다. 악의 상징인 소돔은 불의 심판을 받아 멸망했습니다. 벼락소와 많이 유사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벼락소 근처에는 벌안산도 있어 봄철에는 벼락소 근처로 산책을 하며 꽃구경을 가봐야겠습니다. 

세 번째는 와부읍 팔당리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팔당대교와 팔당댐이 있어 우리에게 친숙한 '팔당'이란 유래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강 주변의 산세가 험준하고 수려해서 팔선녀가 내려와 놀던 자리로 후세에 여덟 개의 당을 지어놓았다는 전설이 있어 팔당이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는 팔당리 자체가 한강가의 넓은 나루이므로 '바다나루', '바다이', '바대이', '바당이' 또는 '팔당'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마지막은 와부읍 도곡리에 위치한 '사흘거리'입니다. 옛날 소로 밭을 갈던 시절에 사흘을 갈아야 할 정도로 넓은 땅을 지칭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사흘거리'가 어디인지 와부읍으로 조회해도 볼 수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사흘거리'라는 말 자체가 지명보다는 일반적으로 거리를 얘기할 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지명에 사용한다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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