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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여행

남양주 별내 신도시 방향에서 석천암을 거쳐 불암산 부부 등반(210313)

by bandiburi 2021. 3. 14.

부부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마다 추억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북한강 자전거 여행에 이어 불암산을 다녀왔습니다. 당초 북한산을 가려했는데 집에서 북한산 입구까지 거리가 멀어 가까운 불암산으로 정했습니다. 북한산에 비해 높이도 508m(아래 네이버에는 509.6m)로 낮아 등반에 대한 부담도 적었습니다.

집 근처에서 땡큐50번 버스를 타고 별내 신한 인스빌아파트 근처에서 내렸습니다. 불암산은 처음이라 어디가 입구인지부터 찾아야 했기에 네이버 걸어서 길찾기를 보며 불암사 쪽으로 향했습니다.

아파트 지역을 벗어나 조금 걸으니 군부대가 나옵니다. 군부대 근처에서 길을 물었습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천을 따라서 계속 가면 불암산 입구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멀리 불암산 정상을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조금 걷다보니 요셉 수도원 입구가 나옵니다. 나중에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요셉 수도원 안쪽으로 넓은 배밭이 있습니다. 길은 불암사와 천보사가 갈라지는 곳까지 거의 직선으로 이어집니다. 등산객은 보이지 않고 차량만 오갑니다. 대부분은 차량으로 입구까지 이동했습니다.

불암사에서 들려오는 녹음된 불경 소리가 들리는 곳에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화장실 오른쪽으로 조금 뒤쪽에 아래와 같은 육사생도가 한국전쟁 당시 착용했던 철모가 기념비와 함께 놓여있습니다.  

근처에 육군사관학교가 있어서 인지 입구서부터 산 중턱에까지 육사와 관련된 비나 이정표가 눈에 띄었습니다. 수많은 한국전쟁 관련 사실들 가운데 육사와 관련된 내용만 불암산에 놓여 있는 것이 맞나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객관적 사실을 기록하고 후세에게 알린다는 측면에서는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육사와 관련된 일부 내용만 대중의 기억에 남아 왜곡된 생각을 가지지 않을까 우려되었습니다. 

불암사 옆에 있는 주차장을 지나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바로 보이는 바위입니다. 바위에 인위적으로 뭔가를 조각하고 만들다 만 글들이 보입니다.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상처 없이 자연 상태로 두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불암산은 산 이름 자체로 거대한 바위로 이뤄져 있습니다. 등산로 중간에 아래와 같은 돌탑을 쌓은 것이 아담해서 반가웠습니다. 큰 바위들 사이에 작은 돌들의 모임입니다. 

석천암 아래쪽에 거대한 바위에 '나무관세음보살'이라고 한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바로 왼쪽으로는 작게 연도와 이름이 적혀있어 내려가 봤습니다. 

일본 연호로 쇼와 18년(서기 1943년)이 적혀 있고 박영준이란 이름이 나와 있습니다. 아직 80년도 채 되지 않은 글입니다. 일제시대 말에 새겨진 것인데 박영준이란 사람이 궁금해집니다. 

정상을 앞두고 아래와 같은 파전과 동동주를 파는 가게가 버젓이 놓여 있습니다. 왜 산 정상에 이런 업소를 허락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 가운데를 지나야만 하는데 양옆으로 음식을 드시는 분들의 커다란 목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습니다. 조용히 등산을 하러 왔는데 불쾌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 석천암이 있습니다. 석천암에 잠깐 들렸는데 바위에 아래와 같은 보살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상태로 봐서 아주 오래되 보이진 않아 그곳에 계신 분께 물어봤습니다. 석천암은 조계종 제25 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박광문이라는 이름이 옆에 새겨져 있어 누구냐고 물어보니 지금도 가끔 찾아오는 60대의 노인이라고 하십니다. 그 분의 2대 위의 분이 보살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래에서 봤던 박영준이란 사람과 동일한 가계의 인물로 추정됩니다. 

이런 거대한 바위들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아래 바위는 암벽등반 연습용으로 사용된 듯 도구들이 몇 개 암벽에 박혀 있습니다. 바위들의 시간 흐름과 사람이 살고 있는 시간의 흐름이 같을까. 겨우 100년을 사는 사람에게 바위의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태극기가 있는 정상 바로 아래쪽에 불암산 이정표가 있습니다. 아내는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줄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것이 무섭다며 더 이상 오르지 않습니다.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발 아래로는 1980년 12월 7일에 설치한 것이 놓여 있습니다. 

처음 들렸던 불암산은 등산하기에 좋은 산을 아니었습니다. 몇 가지 이유를 적으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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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별내 아파트 단지에서 불암산 입구까지 차도로 이어져 있는데 주변에 쓰레기가 많았습니다. 
둘째, 차도 옆에 있는 인도의 중간에 가로수인 은행나무가 심겨져 있어 인도로 걷기가 불편했습니다. 특히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과 마주칠 경우
셋째, 불암사 바로 입구까지 상업시설들이 위치하고 있고 심지어 불암산 입구까지도 커피를 파는 곳이 있습니다. 
넷째, 불암사에서 틀어놓는 녹음된 음성이 조용해야할 산속을 소음을 일으킵니다. 
다섯째, 산 정상 부근에 있는 음식점은 철거가 필요합니다. 
여섯째, 등산로 방향이 불분명한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길로 접어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일곱째, 태극기가 있는 산 정상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멋있게 찍으려고 위험을 무릅쓰는 경우가 보였습니다. 낭떠러지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안전을 위한 핸드레일 등이 필요합니다. 
여덟째, 석천암에는 봉헌과 관련된 것은 있었지만 석천암 자체를 소개하는 안내판이나 홍보자료가 없습니다. 어떤 곳인지 궁금한데 관심 있는 등산객들이 알 수 있도록 안내서나 안내판이 있으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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