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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즐거움이 있는 독서습관_삶의 정체성 파악을 위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_연금술사_파울로 코엘료_1988_문학동네(180731)

by bandiburi 2018. 8. 11.

 "연금술사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라는 생각으로 접한 책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은 연금술사 자체보다 '연금술사'라는 단어를 통해 삶의 정체성을 파악하게 도와주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솔직히 책을 읽어보니 동화 같으면서도 철학적인 내용이 많아 어른들을 위한 '어린왕자' 같은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는 실로 단순했다: 스페인의 주인공 양치기 산티아고가 자신의 양떼를 몰고 쓰러져가는 교회에서 낮잠을 자던 중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보물을 찾는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을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만난 늙은 살렘의 왕과 크리스털 상점의 주인, 영국인, 파티마, 연금술사, 만물의 소리를 통해 자아의 신화를 만들어나가는 내용이다. 그러나 단순한 내용에 비해, 이 책이 전달하려는 철학적인 내용은 오묘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산티아고의 여정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은 자아 신화, 즉, 자신이 간절히 이루고자 하는 것을 소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외친다. 자아 신화가 있기에 우리의 꿈이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줄곧 잊고 눈 앞의 욕구에 따라 사는 바보가 되어 버린다.

 산티아고가 만난 주요 인물 중 하나인 크리스털 가게의 상인 산티아고가 그릇을 닦게 내버려 둔 이유가 머릿속에 나쁜 생각이 들어가면 닦아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을 때 나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쌓은 스트레스와 부정적 생각을 버리고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 뒤돌아볼 새도 없이 바쁘게 달려가다 휴식을 취하면 스스로를 점검할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안 풀리는 수학 문제를 쉬었다가 풀면 잘 풀리는 것이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책을 읽다 보면 산티아고가 자유롭게 다니는 바람을 부러워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람에게는 장애물이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나는 실제로 내가 목적지에 다다르는 과정에서 방해하는 것은 나의 게으른 마음과 부족한 판단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은 자신이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한낱 환경이 완벽하지 않다 등의 핑계는 단지 간절한 마음과 이에 따른 실천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불행히도 자기 앞에 그려진 자아의 신화와 행복의 길을 따라가는 사람은 거의 없어. 사람들 대부분은 이 세상을 험난한 그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세상은 험난한 것으로 변하는 거야." 정말 가슴에 와닸는 구절이다. 우리는 막상 자신이 못할 것 같은 일이 닥칠 때, 무조건 회피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면 우린 그 일이 쉽게 느껴지고 나중엔 즐기기까지 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성취해내는 것은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어쨌든 이야기의 결론에 이르자면 산티아고는 사막을 건너는 등의 온갖 시련에 대한 보답으로 마침내 꿈에서 본 피라미드,즉, 보물이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 다다른다. 하지만 그곳엔 보물 따윈 없었고, 자신이 꿈꿨던 장소인 무너져 가는 교회에 묻혀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삶의 지혜를 얻은 그는 이에 대해 절망하지 않고 기나긴 여정 속에서 만난 사랑하는 여인, 깨달음 등이 진정한 보물이라고 생각하며 기뻐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달려왔던 세월이 결코 초라하지 않고 얼마나 의미있으며 소중한지, 삶의 원동력이 되는지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책 속에는 정말 잊고 싶지 않는, 지칠 때마다 읽고 싶은 구절이 매우 많았다. 미리 표시해 두지 않은게 조금 후회된다. 앞으론 이런 인생 책을 읽으면 형광펜을 꼭 준비해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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