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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큰아들 대학입시를 앞두고(191020)

by bandiburi 2019. 10. 20.

인도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내며 고생했던 큰아들이 2017년 고등학교 1학년 생활을 시작할 때 의욕만큼 스스로 학습방법을 찾아가길 바라며 기다렸습니다. 어느새 2019년 고3이 되어 대학입시란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생각만큼 학교 성적이 오르지 않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자기 주도 학습을 강조하며 학원과 과외를 이용하지 않고 지금까지 세 자녀를 키우고 있습니다. 바라기는 아이들끼리 서로가 모르는 것을 묻고 풀어주고 토론하는 모습입니다. 책도 많이 읽으라고 권하는데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는 마음이 바빠서,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워서, 스마트폰에 재미있는 것들이 더 유혹하기에 많이 읽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큰아들이 지난 1학기 시험을 마치며 내신성적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났습니다. 1학년 시작할 때와는 달리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고3이 되어 답보상태였지요. 아버지로서 대학입시에 대한 절차와 내용을 아주 상세히 관심을 가지고 조언하는 타입은 아니어서 엄마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대학입시에서 아버지의 부재를 원망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현재의 입시제도에 대한 불만과 함께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가는 연습을 이 과정부터 시작하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신성적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고등학교 생활을 하며 경험한 것들을 중심으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수시 진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적정기술을 이용해 세상에 가치를 더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본인의 바람에 따라 대학을 찾다 보니 포항에 있는 한동대학교가 적당한 곳으로 판단되었습니다. 한동대에 다니는 선배들과 큰아들이 직접 접촉해보고 한동대 캠프도 7월에 다녀왔습니다. 캠프생활을 해보고 캠퍼스를 다녀오더니 더욱더 한동대에 대한 바람이 커졌습니다. 

한동대에 마음을 빼앗긴 상태에서 학교 선생님이 해군사관학교 추천을 해주셔서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해사시험을 쳤습니다. 떨어졌습니다. 7월 초에 마음이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선생님의 추천이기에 책도 사서 공부해 보려 했지만 결국 책을 많이 펼쳐보지 않은 채로 시험을 쳤지요. 잘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주변에 육사를 다니다 2년 차에 그만두고 공대를 다시 들어간 고향 친구가 있어 자문도 구했습니다. 요즘 같은 변화된 세상에서 사관학교는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었습니다. 

8월에는 구체적으로 수시전형을 위해 6곳의 대학을 정하는 지난한 과정을 겪었습니다. 힘든 것은 자소서를 적는 것이었지요. 아이가 고교생활을 하며 어떤 활동을 했는지 보여주는 것인데 학교 선생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었지요. 한 과목에서는 선생님의 Comment가 너무 간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 많은 아이들을 관찰하고 아이들의 장단점을 잘 안다는 전제하에 선생님의 의견이 기입됩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과연 당초의 취지에 맞게 모든 아이들에게 정성을 들여 의견을 달아줄까 의문을 품게 됩니다. 왜냐하면 제한된 시간에 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포트라이트란 프로그램을 보니 수시전형의 폐해에 대해 적나라하게 보게 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하에 도입된 수시전형이 결과적으로 10년이 자닌 현재를 보면 재력을 가진 부모들에게 공식적으로 Cheating할 자격을 주고 있습니다. 입시 단계별로 컨설팅이라는 명목으로 최적해를 쉽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한 유명학원이나 명강사의 과외를 받아 아이에게 지름길로 유도하며 유명대학을 보낼 수 있는 길이 더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SKY라는 유명대학이나 인서울의 대학을 간다면 무슨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그곳에 보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성인으로서 스스로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등 의문을 품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이전에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우월감도 때로는 열등감도 느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 어떤 것인지 체험할 필요도 있다. 직간접적인 경험을 위해 독서도 필요합니다. 

 지난 주에는 큰아이보다 엄마가 서울에 있는 모 대학에서 떨어졌다고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마음에 무거웠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큰아들 인생의 큰 그림을 봤을 때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한 과정이기 때문에 아버지로서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좌절의 경험, 실패의 경험은 아이를 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기에 포기하지만 말라고 합니다. 하루하루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라고 합니다. 

 부모의 마음과 아이들의 마음은 다른 지라 매주 토요일 오전은 아이들의 기상시간이 9시부터 13시까지 자유롭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밝게 자라기에 잘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며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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