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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중3 딸의 친구집에서 있었던 웃긴 일(190521)

by bandiburi 2019. 5. 21.

저녁식사를 그룹장, 남 팀장과 함께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돼지고기 찌개로 소주 한 병 반주와 함께 가볍게 마치니 7시45분이다.

회사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서 200번 버스를 기다린다. 10분 정도 시간이 남아 집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아내는 학교에서 돌아온 딸과 닭고기로 저녁식사 중이다.

아내가 전해주는 딸의 웃긴 행동이다.

딸 Y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오랜 만에 다퉈서 사이가 소원해졌던 친구 J의 집을 방문했다. 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재미가 없다는 친구! EBS강의는 재미가 없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있던 딸 Y는 나름 코칭을 한다. '나는 학원을 다니지는 않지만 이렇게 하고 있어. EBS가 재미없으면 <강남 인강>을 들어봐. 수학 문제집을 여러 권 푸는 것보다는 한 권을 여러 번 풀어서 내것으로 만드는 편이 좋아'라고.

어이가 없다. 바로 내가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하는 말이다. 학습이란 배우고 익히는 것이기에 자신만의 요령을 찾아가는 것도 배움의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배워가는 즐거움은 박탈한 채 좋은 성적이라는 결과물 만을 챙기려고 한다.

 그러니 학교에서나 학원에서나 배우는 게 즐겁지않다. 억지로 해서 성적이라도 잘 나오면 그 자랑에 버틴다. 하지만 이 마저도 어려운 아이들은 재미가 없으니 버틸 재간이 없다. 수포자 등의 용어 속에서 그 생명의 기운을 빼앗겨 버리고 자포자기가 된다.

 그런 면에서 딸이 자랑스럽다. 학원을 다니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학교에서 돌아와서는 저녁 4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잘 수 있는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있다. 그것도 며칠 연속으로.. 대단하지 않은가. 그래도 학업을 할 때는 안풀린다며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꼼꼼하게 악착같이 한다.
중간고사 성적을 보고 본인이 자랑을 하고 싶어 한다. 고2. 고3인 오빠들보다 잘 봤다며 밀이다. 고등학교의 어려움을 아직 모르는 중3이니까.

학원과 과외라는 지름길을 알려주는 길을 가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권한다.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아이들의 인생 개척 능력을 빼앗아 비정상적인 성인으로 키운다.

아이들에게 사교육이 없으니 시간적으로 농구하고, 그림을 그리고, 낮잠을 즐길 여유가 있다. 용돈도 넉넉히 일주일에 10000원을 주고 있다. (사교육비가 들지 않으니 조금은 남길 여지가 있다)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고 석사 박사과정을 받을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주제를 어떻게 정할까? 자신이 평소 고민했던 것을 정하는 게 맞다.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꼴찌 근처에도 가보는 연습이 요구된다. 그래야 그 경쟁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기쁨이 배가된다.

딸아이 Y의 생각이 성숙해 있다.괞시리 눈에 힘이 빠진다. 밤 12시가 가깝다. 가수면 상태로 들락날락 한다. 의식의 흐름이 중단된다.

딸아이 덕분에 길가에서 크게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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