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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논픽션]103_숨결이 바람 될 때(When Breath Becomes Air)_폴 칼라니티_2017_넥스트웨이브미디어(180902)

by bandiburi 2018. 9. 4.

 저자 폴 칼라니티의 이 책은 2017년 처음 읽었을 때도 감동이었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읽어보니 기억 속에서 대부분의 내용은 사라지고 새롭게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죽음 속에서 삶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는 자는 
그것이 한때 숨결이었던 바람이란 걸 알게 된다.
새로운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오래된 이름은 이미 사라졌다. 
세월은 육신을 쓰러뜨리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
독자여! 생전에 서둘러
영원으로 발길을 들여놓으라."

(브루크 폴크 그레빌 남작의 카엘리카 소네트 83번)

You that seek what life is in death, 
Now find it air that once was breath.
New names unknown, old names gone:
Till time end bodies, but souls none.
Reader! then make time, while you be,
But steps to your eternity.

(Baron Brooke Fulke Greville, "Caelica 83")

위의 글이 36년의 짧은 생애를 불꽃처럼 살다 간 폴 칼라니티의 인생을 잘 설명한 글이란 생각이 듭니다. 읽기 전에 한 번 읽어보며 상상을 하고, 책을 다 읽고 나서 그의 아쉬운 삶을 생각하며 이 시를 읽어보니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 글에 온전히 담겨 있으리란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그의 영혼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머물러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이 힘들다고 생각되고, 주변 사람들과 갈등으로 힘들어하거나, 새로운 충전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 읽은 것으로 책의 요약은 그만두고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발췌해서 적습니다.  

47. 우리 형제는 추천 도서들을 체계적으로 읽어나가면서 무수한 작품들과 작가들을 만났다. <몽테크리스토 백작>, 에드거 앨런포, <로빈슨 크루소>, <아이반호>, 니콜라이 고골, <모히칸 족의 최후>, 찰스 디킨스, 마크 트웨인, 제인 오스틴, <빌리 버드>.... 열두 살이 되면서 나는 목록에서 직접 책을 골라 읽기 시작했고, 형이 대학에서 읽었다며 <군주론>, <돈키호테>, <캉디드>, <아서 왕의 죽음>, <베오울프>, 헨리 데이비드 소로, 장 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의 작품들을 보내주었다. 

51. 그렇지 않다면 뇌가 하는 일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자유의지를 갖고 있지만, 또한 생물학적인 유기체이기도 하다. 뇌 역시 하나의 생체기관인 만큼 물리학 법칙의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하다. 문학은 인간의 의미를 다채로운 이야기로 전하며, 뇌는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기관이다. 

52. 무엇이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 뇌의 규칙을 가장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은 신경과학이지만 우리의 정신적인 삶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은 문학이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61. 나는 언어를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거의 초자연적인 힘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언어는 고작 몇 센티미터 두께의 두개골에 보호받는 우리의 뇌가 서로 교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어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의미가 있으며, 삶의 의미와 미덕은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의 깊이와 관련이 있다. 인생의 의미를 뒷받침하는 것은 인간의 관계적 측면, 즉 '인간의 관계성'이다. 

63. 대다수의 영문학 박사들이 과학을 대할 때 '불을 접하는 유인원처럼 극심한 공포를 느낀다'는 것이었다. 

66. 진지한 생물학적 철학을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의학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도덕적인 명상은 도덕적인 행동에 비하면 보잘것없었다. 

75. 루시와 내가 예일 의과 대학원에 다닐 때 셔윈 눌랜드가 아직 그곳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지만, 내가 아는 그는 교수라기보다는 작가였다. 눌랜드는 저명한 외과의이자 철학자로서, 죽음을 다룬 그의 획기적인 저서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How We Die>가 내 고등학교 시절에 출간되었지만 정작 그 책을 읽어본 것은 의과 대학원에 들어가고 나서였다. 금붕어든 사람이든 모든 생물은 죽는다는 근본적인 사실을 그 책처럼 직접적이고 전면적으로 논한 책은 거의 없을 것이다. 

93. 실제로 99퍼센트의 사람들이 연봉, 근무 환경, 근무 시간을 고려하여 직업을 선택한다. 그러나 원하는 생활방식에 중점을 두고 선택하는 건 직업이지, 소명이 아니다. 

95. 이처럼 결정적인 전환점에서 요점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 

126. 나는 과학이 어느 분야 못지않게 정치적이고 경쟁이 치열하고 공격적이며 쉬운 길을 찾으려는 유혹으로 가득한 학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130. 레지던트의 수술 기량을 판단하는 기준은 기술과 속도다. 

180. 그건 내가 오래전 학부 시절 배웠던 사뮈엘 베케트의 구절이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 나는 침대에서 나와 한 걸음 앞으로 내딛고는 그 구절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거야(I can't go on. I'll go on)."

198. 나는 히포크라테스나 마이모니데스, 오슬러도 가르쳐주지 않은 뭔가를 배웠다. 의사의 의무는 죽음을 늦추거나 환자에게 예전의 삶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삶이 무너져 버린 환자와 그 가족을 가슴에 품고 그들이 다시 일어나 자신들이 처한 실존적 상황을 마주 보고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돕는 것이다. 

202. 그레이엄 그린의 장편소설 <권력과 영광>에 등장하는 군 지휘관이야말로 무신론자의 원형이다. 그는 신이 없다는 계시를 통해 무신론자가 된다. 진짜 무신론이라면 세상을 만드는 차원의 비전에 바탕을 두고 있어야 한다. 

253. 에머슨은 이런 글을 남겼다. "보는 자가 언제나 말하는 자이다. 그의 꿈은 어떻게든 말로 표현되며, 그는 장엄한 환희 속에 그 꿈을 널리 알린다."

257. 불치병에 걸렸어도 폴은 온전히 살아 있었다. 육체적으로 무너지고 있었음에도, 활기차고 솔직하고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그가 희망한 것은 가능성 없는 완치가 아니라, 목적과 의미로 가득한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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