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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95_시인과 함께 시를 느끼는 책_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_신경림_2010_우리교육(180815)

by bandiburi 2018. 8. 16.

저자 신경림은 193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56년 <문학예술>에 <갈대> 등이 추천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73년 첫 시집<농무>를 발간했다. 

 두 아들이 재학중인 동화고등학교 추천도서 목록에 있는 책으로 신경림이란 분에 대해서도 알 겸 해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다. 왜 고등학교 추천도서로 선정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읽고 난 뒤의 소감은 시를 어려워하고 시를 문제 풀 때만 접한 학생들에게 시인의 삶에 대해 이해하고 시인의 입장에서 시를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책이다. 

중고등학교 이전까지만 해도 '시'란 것에 대해 관심도 그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삶이었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는 학교에서 문제를 통해 시를 접했다. 그래서 시를 외우기도 하고 시의 특정 부분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감정을 몰입하기도 했다. 

대학교에 진학해서는 시와는 멀어진 삶을 살다가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통해 사랑을 읆조리는 연애시들을 글로벌하게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시란 것은 시집을 사서 읽을 만큼 가까워지지 않고 있었다. 

 이 책은 시를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시를 바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시인의 고향과 시인이 살던 환경을 알고, 그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간접적으로 알게 되면서 시인의 대표적인 시 몇 편을 좀 더 시인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책에서 소개되는 여러 시인들은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시인과 시들도 있고 유명해서 알게 된 시도 있지만, 한편으론 이름만 얼핏 들어본 시인도 있고 처음 듣는 시인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이미 작고한 시인들이다. 멋있게 삶을 살다 간 시인도 있고, 기인도 있고 고문의 경험으로 삶이 180도 뒤바뀐 경험의 시인도 있다. 

 또한 다작을 한 시인도 있고 몇 편 남기지 않은 시인도 있다. 시 뿐만 아니라 소설도 작가의 삶을 이해하면 더욱 유익한 독서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좋아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 책에서 나온 시인들의 소개한다.

  • 정지용 <향수>와 <다알리아>의 이미지
  • 조지훈 멋과 지조
  • 신석정 목가적인 참여시인
  • 김종삼 내용 없는 아름다움
  • 신동엽 민족적 순수와 반외세
  • 박용래 눈물과 결곡의 시인
  • 박봉우 조국이 곧 나의 직업
  • 임 화 역사의 격랑 속에 침몰한 혁명시인
  • 권태응 헐벗은 아이들의 가슴에 별을 심은 시인
  • 이육사 변형된 자화상 - 초인
  • 오장환 낭만과 격정의 민중시인
  • 김영랑 쓸쓸함과 애달픔
  • 이한직 우수와 허무
  •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
  • 박인환 근원을 알 수 없는 슬픔과 외로움
  • 한용운 사랑의 시인, 민족의 시인, 구원의 시인
  • 백 석 눈을 맞고 선 굳고 정한 갈매나무
  • 신동문 삶을 통한 시의 완성
  • 유치환 남성적 그리움과 호방한 울부짖음
  • 박목월 자연, 생활, 향토
  • 김수영 앞을 향하여 달리는 살아 있는 정신
  • 천상병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의 마음과 눈
이하 책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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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에즈라 파운드는 물론 <지하철 정거장>라는 시로 유명한 이미지즘 운동의 선구자인 미국의 시인. 이 시는 멋지고 속물주의와는 거리가 먼 그를 등장시킴으로써 시 자체가 멋지고 반속물주의적으로 읽히게 만든다. 그러나 뜻은 굳이 캐려 애쓸 것 없을 것이다. 시는 때로 뜻으로 읽기보다 느낌으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155] 이쯤에서 창비에서 새로 나온 동시집 <감자꽃>의 발문에서 문학평론가 유종호가 한 말을 되새겨 보는 일이 권태응 시를 깊이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여러분들이 이 동요집을 되풀이 읽음으로써 지난날 우리들 삶의 터전이던 농촌은 우리들의 머릿속에 되살아날 것입니다. ...... 우리나라 사람 모두의 고향이던 농촌의 삶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를 것입니다. 이렇게 동요와 시는 우리가 겪은 것을 다시 경험하게 하면서 동시에 겪어 보지 않은 일도 상상 속에서 경험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224]
너는 스물아홉에 영원이 되고
나는 어느새 일흔 고개에 올라섰구나
너는 분명 나보다 여섯달 먼너 났지만
나한테 아직도 새파란 젊은이다
너의 영원한 젊음 앞에서
이렇게 구질구질 늙어가는 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그냥 오기로 억울하긴 뭐가 억울해할 수야 있다만
네가 나와 같이 늙어가지 않는다는 게
여간만 다행이 아니구나
너마저 늙어간다면 이 땅의 꽃잎들
누굴 쳐다보며 젊음을 불사르겠니
김상진 박래전만이 아니다
너의 '서시'를 뇌까리며
민족의 제단에 몸을 바치는 젊은이들은
후꾸오까 형무소
너를 통째로 집어삼킨 어둠
네 살 속에서 흐느끼며 빠져나간 꿈들
온몸 짓뭉개지던 노래들
화장터의 연기로 사라져 버린 줄 알았던 너의 피묻은 가락들
이제 하나 둘 젊은 시인들의 안테나에 잡히고 있다. 
-문익환, <동주야>부분
 
[234] 그가 스펜더와 오든을 좋아하는 것은 그들이 스페인 시민전쟁(1936녀) 때 스페인으로 달려가 인민전선에 가담 총을 들었대서였다. 이 시민전쟁은 공화파인 인민전선의 패배로 끝나고 프랑코의 오랜 독재의 길을 열었지만, 헤밍웨이, 앙드레 말로, 조지 오웰 같은 전 세계의 진보적인 문인들이 대거 참여했던 싸움이다. 
[236] 자칫 그는 오장환 시인을 따라 북으로 갔을 법한 사람이다. 당시의 남쪽이라는 것이 친일파, 민족 반역자, 모리배, 사기꾼으로 득시글거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북행을 하는 대신 남쪽에 남았다. 지식을 행동으로 옮길 만큼 용기 있는 사람은 못 되었던 모양이다. 어쩌다 친구들이 왜 월북하지 않고 서울에 남아 있느냐고 빈정대면 그는 씩 웃기만 했지만, 좌익으로 치부되는 점에 은근히 신경을 썼다 한다. (박인환 시인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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