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 '홍종의' 동화 작가님이 작가님이 쓰신 책을 소개하러 오셨다. 그 분이 쓰신 책 중에는 짧지만 우리나라가 겪었던 수모 중 하나였던 병자호란에 대해 다룬 책이 있었다.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던 나는 병자호란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는 생각으로 '몸을 씻는 냇물'이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또한 왜 제목이 '몸을 씻는 냇물'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책 표지를 넘겼다. [저자 싸인도 받았다]
책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 시대 인조 때의 병자호란이다. 주인공 우마의 아버지는 오랑캐들(청나라 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다. 그래서 가난한 그는 어머니와 작은 마을에서 겨우 먹고 살고 있었다. 한편 마을을 주름 잡고 있던 이 대감 댁의 화홍 아씨는 전쟁을 피해 다른 마을로 피난을 간다. 왜냐하면 오랑캐들이 제일 먼저 잡아가는 게 가축과 여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오랑캐가 그 마을을 습격했고, 화홍 아씨가 잡혀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우 서방은 이 대감 댁 마님에게(화홍 아씨의 어머니) 화홍 아씨를 사 오라는 지시를 받는다(오랑캐들은 주로 조선 백성들을 잡아다 청나라에서 노예로 부려먹거나 물건처럼 시장에 팔았기 때문이다.). 우 서방은 우마의 친구인 쇠물이와 그의 아버지 쇠쟁이에게 화홍 아씨를 데려오라고 하고, 우마에게도 품삯을 주며 한양 나리를 따라 화홍 아씨를 사 오라고 한다.
목적지에 가는 길에 그는 자신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다는 길잡이 아재를 통해 이 대감과 한양 나리같은 자신의 이익만을 바라보는 양반들이 제일 무섭고 나라의 망신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쇠물이가 돈 맛을 알게 되어 양반들 같은 이기주의자가 되어 가는 것에 대해 매우 걱정한다.
마침내 화홍 아씨를 데려온 우마는 주막집에서 많은 여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화홍 아씨처럼 오랑캐들에게 붙잡혔다가 겨우 탈출한 '환향녀(고향으로 돌아온 여자)'였다. 하지만 그들은 환향녀였기 때문에 고향 마을에서 그들을 받아줄리가 없었다. 몸이 더럽혀진게 가문의 수치라고 여겼던 조선 시대였기 때문이다. 이 대감도 다르지 않았다. 우마의 일행이 돌아왔을 때 그는 화홍 아씨가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두려워 한양으로 급히 이사한지 오래였다. 한편 인조는 환향녀가 나라의 큰 골칫거리가 되자, 환향녀들이 '홍제천'이라 불리는 냇물에 몸을 씻으면 과거의 죄는 묻지 말고 받아들이라는 명을 내린다(물론 이 명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끝내 그녀들을 반갑게 맞이하지 않았다.).
어쨌든 책의 이야기는 우마, 우마의 어머니, 화홍 아씨, 길잡이 아재, 그리고 환향녀들이 마을과 세상의 멸시를 떠나 더 좋은 세상으로 떠나자는 말로 끝이 난다.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들과 중학생이 읽기 적합한 수준으로 풀어 쓰여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에게 맞춘 책인지라 줄거리가 많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한편, 책은 잘 들어보지 못한 '홍제천'에 얽힌 역사에 대해 소설 형식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한 걸음 더 깊이 있게 빠져들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뼈 있는 역사 중 수많은 전쟁 중에 병자호란이 얼마나 무서운 전쟁이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도 있었다. 또한 그 시절 여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지금에 비하면 어떤 수준이었는지도 세삼 깨닫게 되는 것 같았다. 앞으로 환향녀나 위안부 피해자들처럼 조선 말 고통 받던 우리나라 여자들의 인권이 역사 속에서라도 끝까지 존중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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