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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독서습관117_미술을 통해 기독교와 성경을 이해하는 책_광야와 도시_임석재_2017_태학사(181013)

by bandiburi 2018. 10. 14.

<광야와 도시>는 도서관 신간 코너를 둘러보던 중 제목이 눈에 들어와 몇 페이지를 보니 삽화도 많이 있어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점을 얻을 수 있겠다 싶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건축가라서 과거의 그림으로부터 무엇을 설명할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전체를 일독해보니 이 책은 기독교 서적에 가깝고 기독교나 천주교 신앙을 가진 분들이 성경에 대한 이해를 배경으로 잘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체를 잘 알고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최소한 구약의 창세기, 출애굽기, 요나서 그리고 신약의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서, 요한계시록을 읽어본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광야는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으면서 낙원에서 쫓겨나면서 가게 되는 노동을 해야만이 생존할 수 있는 척박한 땅입니다. 즉, 원죄의 산물입니다. 한편으로 하나님은 광야에서 함께 하시며 회복시키시고 기적을 일으키시고 구원해 주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은혜와 약속으로 믿음이 완성되는 곳이라고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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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도시는 가인을 통해 전해진 살인의 죄가 에녹에 이르고 '에녹'이라는 최초의 도시가 건설되며 정착하게 됩니다. 도시는 사람들에게 죄에 쉽게 빠질 수 있는 환경으로 성경에서는 광야에 대비되는 죄로 인한 멸망의 대상이 됩니다. 

이 책에서는 여러 이야기에 관한 여러 삽화를 통해 그림 안에 포함되어 있는 광야와 도시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기술됩니다. 

  • 가인의 아벨에 대한 살인

  • 노아의 방주

     

  • 최후의 심판

     

  • 겟세마네 동산

     

  • 실낙원

     

  • 예수의 십자가

책의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초반부에는 너무 많은 '광야'와 '도시'라는 용어의 사용으로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 하는 망설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림이 소개되면서 흥미가 되살아나며 그림을 설명에 맞춰 구석구석 살펴보면서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기독교인이지만 엔지니어로서 르네상스 시대 전후의 기독교 그림을 보더라도 무슨 내용이구나 정도만 알고 넘어갔지 이 책에서처럼 꼼꼼하게 보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듣는 화가들의 이름은 생소했지만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도 시대에 따라 화가에 따라 퍽이나 다른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잠시나마 화가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합니다. 나라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그림을 보고 해석하는 것과 무에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 화가의 입장은 확연히 다른 것입니다. 

이하 책에서 발췌했습니다. 

103) 이처럼 은혜와 믿음의 짝 구도는 '물질적 은혜-긍휼과 믿음-영적 은혜'로 한 번 더 세분화되며 승화된다. 이 셋은 앞뒤 순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동시에 혹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작동하며 구원의 구도를 이룬다. 이런 3층 구도는 앞서 언급한 출애굽기와 느헤미야 이외에도 성경 여러 곳에서 반복적으로 구사된다. 이는 곧 하나님이 죄로 타락한 인간을 구원으로 이끄는 일을 하시는 대표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구원의 구도를 대표한다는 뜻이다. 

111) 창세기 3장 6절은 원죄의 내용을 '먹음직, 보암직,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움'으로 요약했다. 이 셋은 인간의 탐욕을 압축적으로 대표하고 상징한다. '먹음직'은 식욕을 상징하며 이는 식량과 재물을 축적하려는 욕심, 즉 물욕과 탐욕으로 발전한다. '보암직'은 시각 욕구를 상징한다. 시각은 인간의 오감 가운데 가장 즉각적이고 강렬하다. 따라서 시각 욕구는 인간의 감각 쾌락을 상징하는 것이 된다.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움'은 인간의 지적 욕구를 상징한다. 여기에서 우월 욕구와 경쟁심과 시기가 발생한다. 이 셋은 정착 가치에 해당된다. 

118) 성경 어느 곳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금은보화를 창고 가득 쌓아 주신다는 말은 없다. 결국 비옥함의 조건은 하나님의 은혜이되 유목 가치의 범위 내에서이다. 인간은 이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풍족하고 충분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지키며 이것만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면 인생은 힘들지 않으며 굶어 죽지도 않게 된다. 소담한 항아리는 물이 마르지도, 넘치지도 않으며 늘 찰랑찰랑 치는 성스러운 기적 속에서 평생을 안정 속에서 산다. 족함을 아니 풍족하게 되는 것이다. 많이 갖는다고 풍족해지는 것이 아니다. 풍족의 기준은 내 안에 있지, 내 밖에 쌓은 재물의 양에 있지 않다. 

131) 도시는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두려움에 몰린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히 유리되는 죄를 범한 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한 것이다. 하나님은 이런 죄의 집합체에 대해서 전쟁을 선포하신다. 

144) 성경학자들은 '놋'의 또 다른 뜻을 '허무'라고 주장한다. 이는 물론 상징적, 해석적 뜻이다. 인간에게 유리와 허무는 결국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분리된 인간은 영적으로 허해진다. 애초에 하나님의 영이 가득 차게 창조된 인간이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영이 빠져나간 허무함은 말로는 설며잉 안 되는 불안을 낳고, 인간은 이것을 자신의 힘으로 재워 보겠다며 평생 허구를 좇아 영원히 방황한다. 

311) 매너리즘은 1520년에 시작되어 16세기를 대표했던 유럽의 예술 사조 가운데 하나이다. (중략) 매너리즘 회화의 특징은 지역과 화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반고전주의라 할 수 있다. 고전주의의 특징인 안정적 구도와 조화로운 인체 등 정결한 형식주의에 반대하는 예술운동이다. 

353) 세속적 기준으로도 고대 고전 문명의 덧없음을 말한다. 로마는 서양 문명에서 '영원한 도시'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받지만, 이 장면만 보면 그런 영광조차 세월의 흐름 앞에서 덧없음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로마를 가득 채웠던 건물들은 영원히 존재할 것 같았고 영원한 가치를 갖는다고 추앙되었지만, 문명의 흐름 앞에 폐허의 추억이 되어 버렸다. 늘 주변을 무력으로 정복했던 로마도 시간이 흐르자 거꾸로 게르만족의 침략을 받아 무력으로 멸망했다. 어차피 인간의 손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유한한 운명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앞에 나왔던 성경 속 멸망한 도시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390) 이방인에 의한 탄압 이전에 제자인 유다가 배신한 점과 이스라엘 백성이 예수를 체포한 점에서 더 그렇다. 이는 교회의 적이 교회 안에 있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믿음 속에 불신앙의 죄가 있는 것이다. 눈앞에 선택의 순간이 닥치면 예수와 세속적 욕심 가운데 욕심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이다. 인간의 죄 가운데 가장 넘기 힘든 깊고 깊은 골이다. 

저자 임석재는 건축사학자이자 건축가로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프랑스 계몽주의 건축에 관한 연구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에 이화여대 건축학과를 창설하며 1호 교수로 부임한 이래 현재에 이르고 있다. 

건축을 소재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로 지금까지 모두 50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했다. 탄탄한 종합화 능력과 날카로운 분석력, 그리고 자신만의 창의적인 시각으로 독특한 학문 세계를 일구며 다작의 저술 업적을 남겼다. 주 전공인 건축역사와 건축이론을 주제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폭넓은 주제를 다루어왔으며 현실 문제에 대한 문명 비판도 병행하고 있다. 건축을 미술과 인문 사회학의 여러 분야 및 주제와 연관시키는 융합 작업이 그의 주된 연구와 저술 경향이다. 연구와 집필에 머물지 않고 그동안 공부하면서 깨달은 내용과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제 설계 작품에 응용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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