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교육

사교육 없이 키우기-아이들과의 대화 (180226)

by bandiburi 2018. 2. 26.

부모와 자녀는 어떤 관계일까?

 첫째 아들은 우리 부부에게 첫 아이였기에 손가락 발가락 하나하나가 신기했다. 눈은 누구를 닮았을까 코는 누구를 닮았을까 이모저모 처다보기도 한다. 스스로 꼼지락대며 움직이는 자체가 신기하고도 대견스럽다. 

 둘째 아들은 키우는데 경험이 있기에 자신감이 생긴다. 똑같은 부부사이에 나온 아이인데 왜 이리도 첫째와 다른지. 통통하고 더 살이 있고 움직임이 둔해 보인다. 하지만 늘 스마일이다. 귀엽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앞에서 재롱꾼이기도 하다. '아빠 힘내세요!'는 에너지를 북돋운다. 

 아들 둘을 연연생으로 놓고 셋째 임신 8개월째 산부인과에서 예쁜 인형을 준비하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부부가 손을 잡고 만세를 부르던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다. 그 만큼 아들 뒤에 만난 딸은 소중했다. 


 어느덧 막내가 태어난지도 14년이 지났다. 아이들을 키우며 다른 부모들이 한다고 해서 따라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부부 나름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양육하고자 했다. 물론 부부간에 이견이 있어 서로 설득을 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한결같이 지켜왔고 만족한다. 

 자녀양육에는 정답은 없다지만 모든 부모가 지향하는 바는 동일하지 않을까? 행복한 가정과 아이들의 행복한 삶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부모들은 어느 순간 마법에 걸린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해도 나름 소신껏 키우다가 아이들이 사춘기에 들어서면서 변해간다.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가 얇아지기도 하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걱정도 되고, 부모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도 된다. 그래서 남들이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으니 할거야라며 다른 사람들이 보낸다고 학원을 보내고 과외를 시키며 부모의 도리를 다했다는 일말의 안도감을 느낀다.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모든 대화의 주제가 대학입시와 성적, 수학, 영어, 국어 등으로 좁아지게 된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는 스펀지처럼 푸석푸석하다. 


 우리 집에는 TV가 없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무렵 이사를 하면서 TV를 없애버렸다. 초기에는 조용한 집안 분위기가 어색했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 세 아이는 잘 적응하고 나름 놀이를 만들어 낸다. 지루하기에 뭔가를 하게 된다. 

 요즘은 방학이라 아침은 약속이나 학교에 갈 일이 없으면 아이들을 깨우지 않는다. 때로는 낮 12시가 넘어서 일어나기도 한다. 깨어 있을 때는 생생하다.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고 친구들과 농구도 하지만 나름대로 정한 분량은 하려고 노력한다. 

 주로 저녁 식탁은 8시쯤 아빠가 퇴근하면서 1시간 정도 함께 한다. 식사를 하면서 특별히 주제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그 중의 30% 정도는 아이들끼리 말꼬리를 잡으며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어간다. 

 특히 막내는 오빠들에게 지지 않으려 한다. 더구나 그 무섭다는 중2가 되니 덩치도 제법 커서 이전처럼 물리적인 위협도 통하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는 어떤 관계인가? 

부모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응원해주는 존재이고 아이들은 부모를 의지하며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관계다.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함께 하며 하루 하루 추억을 만들어가는 단계다. 요즘은 디지털 기기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 사진이나 동영상, 음성, 블로그 등을 통해 그 추억을 차곡차곡 잘 만들어갈 수 있다. 

아이들 스스로 꿈을 얘기하고 부모에게 다가올 수 있고 농담도 할 수 있다면 잘 키운거라 생각한다. 대학입시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자. 아이들이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게 하자.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