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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사교육 없이 키우기-In Seoul 대학이 목표?

by bandiburi 2018. 2. 5.

 

큰 아들은 몸이 좋지 않아 일찍 잠을 청했고, 막내는 저녁도 먹지 않고 초저녁 꿈잠을 자며 자라고 있으며, 둘째만이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연결해 한 쪽 귀로 음악을 들으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 4권을 읽고 있었습니다. 


식탁에는 오롯이 부부만이 자리했습니다. 어묵국에 해물전, 그리고 상추와 쌈장으로 건강밥상을 음미하며 부부의 대화는 시작되었지요. 옥스포드 대학교 입학면접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며 우리 나라의 주입식 교육에서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라며 말문을 텄습니다. 


고2가 된 큰 아들부터 줄줄이 1~2년 간격으로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부부가 학원을 선택하지 않고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맞는 것일까 걱정이 된다는 아내의 솔직한 심정을 얘기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며 뭐라도 하나 더 풀어보고, 요령이라도 더 알지는 않을까 하는 은연중의 경쟁에서의 낙오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상상은 이러다 In-Seoul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입니다. 이하는 우리 부부가 나눈 대화의 내용을 다듬은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대다수 부모들이 유사한 걱정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난 주말에 들었던 Ken Robinson의 TED 강의가 생각났습니다. 큰 아이가 고3으로서 원서를 써야하는 시점이 되었을 때 성적이 충분하지 않고 뚜렷이 어느 방향으로 대학을 가야겠다는 상황에 혹시라도 처한다면 부모로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요? Ken Robinson의 말에 의하면 왜 대학입학을 고3을 졸업하면 가야한다고 선입견을 가지냐는 것입니다. 동감합니다. 우리들이 부모로서 진정으로 우려하는 것은 아이의 참모습이 아니라 주변의 시선은 아닐까요? 누구네 자녀는 어디에 합격했다는데 누구네는 대학에도 못갔데라는 자신의 상상으로 만든 편견속에 자기를 가두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고3이 되어서도 가고싶은 인생의 방향이 없어서 머뭇거린다며 좀 더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비록 부모들이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로서, 교육자로서, 엔지니어로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우리가 모르는 수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기다려 줘야 합니다. 아직 더 생각하고 싶다면 군대를 갈 수도 있고, 인턴십을 통해 사회생활을 하며 지향점을 조준할 수도 있고, 여행을 통해 세상의 넓음을 배울 수도 있고,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을 성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25세가 되어서 대학을 가겠다고 한다면 더욱 심지가 굳은 아이로서 세상을 탐험해갈 것입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실수를 하는 것을 용납해야 합니다. 시험에 틀릴 수도 있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후회도 하고 안타까워도 하며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라는 결심 혹은 지혜를 터득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실수를 많이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젊을수록 더욱 실수가 필요합니다. 사업을 하든 시험을 치르든 면접을 보든 실수를 통해 성숙해진다면 이는 실패가 아닙니다. 성공입니다. 


앞으로는 평생을 살면서 6번 이상의 직업을 바꿔야 하는 사회가 될 거라고 합니다. 그 이상도 될 수 있죠. 현재에서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일들을 찾아서 경험하고 그런 하루 하루가 이어질 때 우리는 충분히 그 자체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우리 부부가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자신만의 생각이 필요합니다. 대화와 토론, 혹은 책을 통해 우리의 통찰의 깊이를 더해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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