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즈는 기술이 우리 모두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을 서서히 떨어뜨리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래서 우리는 인터넷에서 3,000명의 친구들과 무엇을 하고 있는가? 왜 우리는 항상 `문자를 하는가? 이런 것들이 엄청난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오랫동안 변치 않는 관계를 만들어야 하며, 기술이 우리를 위해 그런 일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오프라인에서 좀 더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고 i세대조차도 그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475)
친구들과 직접적인 만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10대들은 더 행복하고, 덜 외롭고, 덜 우울해하는 반면, 소셜 미디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10대들은 덜 행복하고, 더 외롭고, 더 우울해한다. (483~484)
MZ세대 직원들을 이해하고 이들의 역량을 충분히 이끌어내기 위한 리더십이 강조되고 있다. 강사들이 초청되어 베이비 부머와 X세대들에게 MZ세대에 대해 설명하고 어떻게 융화되도록 이끌 것인지 강의도 한다. 하지만 이제 청소년기를 스마트폰과 함께 보낸 세대가 탄생했다. 저자는 이들을 'i세대 (i GEN)'이라고 명명했다. 아마도 아이폰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었기에 알파벳 i를 붙인 것 같다.
2000년 이후에 태어난 나의 세 자녀가 i세대에 해당된다. 아이들에게 초등학교까지 휴대폰을 허락하지 않았다. 큰 아들은 4학년이 넘으면서 조금씩 불만을 표현했다. 교실에서 자기만 제외하고 모두 전화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쓰럽기도 했지만 아이패드 미니를 6학년 때 사줬는데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시간을 스크린 활동을 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보니 맞는 결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었을 때 휴대폰을 허락했다. 학교일정이 카톡 등으로 공유가 되기에 부득이했다. 역시나 휴대폰을 갖게 되면서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이 시작됐다. 주변 동료들도 동일한 고민이었다. 휴대폰을 사용하는 나이가 유아기까지 내려갔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스크린 활동이 점점 어린 나이에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부모들은 허락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이 책 <i세대>를 통해 저자가 다양한 각도에서 i세대를 관찰한 결과를 보며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통찰을 얻게 된다.
첫째, 스크린 활동을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오프라인에서 만남이 작아지면서 우울증이 많아진다. 특히 여학생들에게 취약하다. 이들 세대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우리의 시간을 잠식하는 수많은 컨텐츠들이 늘 유혹하고 있다. 집에서도 지하철에서도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90퍼센트 이상이다. 어른들도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오고 있다. 잠자기 전까지 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손에 잡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둘째, i세대는 느리게 성장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면서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모험하고 실패하면서 형성되야 할 어른되기 과정이 줄어들고 과거보다 독립성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부모가 태워주고, 음주 시기도 늦춰지고, 성관계도 이전 세대만큼 즐기지 않는다고 한다.
셋째, 종교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다. 유럽에서는 과거에 교회로 사용된 건물이 종교를 가진 사람이 줄어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그래도 종교를 가진 인구가 유지되었는데 i세대는 신앙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한국 사회에서도 가속화될 것이다. 다양한 정보를 휴대폰으로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종교와 과학이 상충되는 부분에서 종교가 패배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세상이지만 결국 이런 고 스티브 잡스와 같은 기기를 만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자녀에게 어릴 때는 기기를 허락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아이들에게 유해성이 있기에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허락하는 나이를 뒤로 미루라고 제안한다. 세 자녀를 양육하며 드는 생각도 이와 같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유아기나 초등학교 시기에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허용하는 부모들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아이들에게 득보다 실이 많다.
i세대는 길이가 짧고 좀 더 구어적인 표현이 사용된 책을 필요로 한다. i세대는 독서 경험이 훨씬 적은 상태로 대학에 진학한다. 따라서 i세대가 알아둬야 할 것들을 가르치되 i세대 수준에 맞춰야 한다. 어쩌면 약간의 세부 사항들은 제외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책을 아예 읽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112)
스크린 활동과 비스크린 활동이 서로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스크린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10대는 우울해할 가능성이 크고, 비스크린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10대는 우울해할 가능성이 적다. (139)
피아노를 잘 치려면 연습이 필요하듯 사회성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i세대는 이전 세대만큼 사람을 직접 만나서 교류하는 방법을 충분히 연습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사회성 기술을 선보이는 '연주회' 날이 되면 무대 위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 가령 대학 입학 면접을 보거나 고등학교에서 친구를 사귀거나, 일자리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등 사회성 기술이 정말 중요한 순간에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 (154)
10대 친구들과 직접 만나 어울리는 시간은 줄어들고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삶의 만족도가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하락했다. (160)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소셜 미디어를 더욱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친구들이 자신을 빼놓고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느낄 기회가 많다. 게다가 소셜 미디어는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언어 공격(verbal aggresion)을 가하기에 완벽한 수단이다. (165)
'헬리콥터 부모' 특징을 가진 부모를 둔 학생들은 심리적인 행복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불안감과 우울증 때문에 처방약을 복용할 가능성이 컸다. (중략) 독립성 감소는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 있으며, 정신 건강 문제가 악화된 시기에 독립성이 감소했다. (186)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다른 일을 하면 된다. (195)
대학은 보호가 아니라 학습과 질문에 집중하는 곳이다. (259)
"예일대 같은 대학들은 대학이 가족이라는 안전한 보호소에서 벗어나 성인이 갖추어야 할 자율성과 책임감을 배워가는 과도기적인 곳이라는 생각을 고취시키려 하지 않고, 집과 같은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관념에 굴복하고 있다." 다시 말해 i세대가 보호, 안전, 안락함, 집 등을 강조하는 것은 10대들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었기 때문이다. (261)
경제가 호황이었던 1960년대에 베이비붐 세대는 대학을 졸업하면 곧장 좋은 직장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 없이 인생철학을 고민할 수 있었다. 하지만 i세대는 쉽게 돈을 벌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i세대는 엄청난 금액의 학자금 대출을 비롯해 갖은 비용을 제때 갚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런 현실 때문에 i세대가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278)
베이비붐 세대는 다양한 생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i세대는 안전과 실용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284)
i세대는 부유해지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전 세대에 비해 의미를 덜 중시한다. 또한 i세대는 광고에도 수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320)
"20대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20대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야 하고 남은 평생 동안 살아가기 위한 기반을 닦아야 한다. 다른 누구의 문제나 승리, 실패에 지나치게 휘말리거나 직접 무엇을 경험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는 시기다. 결국 20대가 자신답게 살아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대에는 이기적으로 굴고, 재미있게 놀며, 세상을 탐험해야 한다." (348)
아프리카의 소년병 문제와 성매매 실상을 알릴 목적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상 <코니 2012>는 수백만 뷰를 기록했지만 실질적 행동으로는 거의 연결되지 않았다. (462~463)
애덤 알터는 <거부할 수 없는 기술의 유혹 Irresistable>라는 책에서 "기술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팔아야 할 마약을 직접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마약 거래의 기본 규칙을 따르는 듯하다"라고 기술했다. (472)
일라디를 비롯한 여러 연구진은 동굴에서 살았던 선조들의 생활 방식을 모방하는 것이 우울함과 불안감을 예방하거나 줄이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울함과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6단계 프로그램은 햇빛 쐬기, 운동, 오메가3 지방산 함유가 높은 식단, 지나친 생각 금지, 충분한 수면, 직접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이뤄져 있다. 일라디는 <나는 원래 행복하다 The Depression Cure>라는 책에서 이와 같이 생활 방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일라디가 소개한 방법은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대개 돈이 거의 들지 않거나 공짜다. (486~487)
■ 저자: 진 트웬지 Jean M. Twenge
샌디에이고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 시카고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98년 미시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20건이 넘는 과학 출판물을 펴냈으며, 2006년에 출간된 <나 세대 Generation Me>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회심리학> <성격심리학> 교과서는 물론 <나는 왜 나를 사랑하는가>(공저)와 같은 대중적인 심리 교양서도 집필했다. 트웬지의 연구는 타임, 뉴스위크, 유에스에이투데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스저널, 워싱턴포스트 같은 주요 언론에 자주 소개되고 있다.
이 책에서 트웬지 박사는 기존 세대 연구와 심층 인터뷰, 수십 년 동안 1,100만 명이 넘는 응답자들로부터 얻어낸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시간을 보내는 방식, 행동 방식, 종교와 성생활, 정치의식 등 여러 측면에서 i세대의 출현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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