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시골에서 부모님 경운기의 짐칸 칸막이 부분이 오래되어 금이 가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농약을 뿌리기 위해 항상 800리터 정도의 물통이 실려 있어서 운전석으로 밀리기라도 하면 위험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것을 보고 문득 생각이 드는 것이 용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보완해줘야겠다. 누구지?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기술 엔지니어로 회사원 생활 19년 차인 나에게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에서 전산을 전공했지만 기계를 잘 다뤄 현재는 오토바이 수리센터를 하고 있는 남동생은 어떤 상황에서도 척척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문제가 생기면 동생을 찾는다.
경운기 상태를 보더니 동생은 마른 장갑을 끼고 용접기를 꺼내서 설치하더니 집에 있는 쇠붙이를 찾아 봅니다. 보강재로 사용할 만한 철근 등을 확보하고 바로 용접을 시작합니다. 이리 용접하고 스토퍼도 설치해 물통이 밀리는 것을 방지합니다. 물통을 옮겨보다 물통의 배수관이 노후되어 부러졌습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습니다. 보조 물통으로 셋이서 교체합니다.
이번에는 주입구가 맞지 않습니다. 동생은 조금 고민을 하더니 해결책을 찾아 교체하고 마무리로 철사를 가지고 단단히 동여맵니다.
이상은 2018년도 5월 20일 일요일에 시골 모내기를 하고 나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 상황을 경험하면서 직업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SKY를 꿈꾸며 초등학교부터 이리 저리 고생하는 아이들 그리고 고등학생이라고 하면 마땅히 대학입시를 위해 온 힘을 쏟아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많은 아이들이 시험 성적에 맞춰서 인서울의 대학을 가기 원합니다. 그리고 대학에서는 취업을 위해 좋은 성적과 스펙을 쌓기 위해 전력투구합니다. 그런 경쟁 과정에서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휘할 기회마저 갖지 못하고 자포자기하는 아이들도 생겨납니다. 사회적인 낭비입니다.
샐러리맨이라는 것과 안정적이라는 직업이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 것일까?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라면 20대부터 경험을 쌓아가는 것은 어떨까? 맹목적으로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앞으로의 삶은 70세, 80세까지 뭔가를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세월이 가면서 50대 60대가 되어서 타인의 회사에서 은퇴를 맞아야 하고 은퇴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른다면 이 또한 슬픈 일일 것입니다.
젊어서는 대기업, 공무원, 전문직이 좋아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직종에 적성이 없다면 기능을 중심으로 좋아하는 일에 경험을 쌓아가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남들이 하니까가 아니라 역발상으로 나는 이렇게 산다라는 뚜렷한 소신이 있는 아이라면 좋겠습니다.
동생의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용접도 잘 하는 동생이 부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간단한 수리야 할 수 있지만 덩치가 큰 냉장고를 분해해서 옮기고 조그만 복잡한 기기는 생각조차 힘들지요. 전문가를 부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거창고의 직업 십계명"을 적어봅니다. 구글링을 해보니 <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이란 책도 있어 도서관에 바로 신청했습니다. 그 후기도 기대해 주세요.
하나,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둘,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셋, 승진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넷,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다섯,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곳으로 가라.
여섯,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일곱,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여덟,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아홉,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이 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열,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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