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습관

[1042]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_생명 식량 에너지 지구를 위해 줄이고 나누자

bandiburi 2025. 4. 22. 06:09

《랩 걸》의 주인공 호프 자런의 또다른 책을 읽었다. 
유튜브 채널 OPQR에서 커피숍 사장님이 이 책을 보고 자신부터 친환경 사업을 다짐했다고 한다. 
어떤 책이기에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실천하게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저자는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의 삶이 저자가 태어난 1969년 이후 몇 배나 증가했는지 보여준다.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에 감탄하게 된다. 
인간의 생활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지구의 일부분에서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다. 
그런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편리해지면서 생명의 다양성과 환경오염은 얼마나 심해졌는지 조목조목 보여준다. 
바이오연료가 석유를 대체하는 게 환경에 좋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사탕수수를 재배하기 위한 에너지가 더 비효율적으로 소비된다고 지적한다. 

이 책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물건이나 음식들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게 된다. 
아래는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과 간단한 소감을 포스팅했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637

 

독서습관194_미국에서 과학자로 교수로 살아가는 삶을 보여주는 책_랩걸Lab Girl_호프 자런Hope Jahren

■ 저자 : 호프 자런 Hope Jahren 호프 자런은 1969년 미네소타 스틴에서 과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딸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조지아 공과대학과 존스홉킨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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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확인하는 이 세상의 결핍과 고통은 필요한 만큼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구의 무능함 때문이 아니라 나눌 줄 모르는 인간의 무능함 때문이라는 헨리 조지의 말은 맞았고 (...) (31)

이 세상의 모든 결핍과 고통. 그 모든 문제는 지구가 필요한 만큼을 생산하지 못하는 무능이 아니라 우리가 나누어 쓰지 못하는 무능에서 발생한다. (127)

저자는 부유한 나라에서는 의식주가 남아돌아 넘처나는 반면에 빈곤한 국가에서는 영양실조로 사람들이 죽어간다.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은 인류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문제는 헨리 조지의 말 대로 나누어 쓰지 못하는 인간의 무능함이다. 

 

열대의 후끈거리는 온실은 딸기에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뿌린 수 톤의 클로로탈로닐chlorothalonil 안개로 자욱하다. 중국과 일본, 한국의 논은 해충이 퍼지지 않도록 수천 톤의 클로르피리포스chlorpyrifos를 살포한다. 아열대와 온대를 포함하는 중위도 지역의 광활한 농경지 수천 제곱킬로미터는 잡초의 번성을 막기 위해 아트라진atrazine에 흠뻑 적셔진다. (55)

농약으로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증가했다. 
농부들의 수고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살포되는 농약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 아무도 모른다. 

 

'유기농' 인증은 '생태적 조화를 회복, 유지 및 향상'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어떤 자격 요건에도 농작물 그 자체에 대한 평가는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독립 연구자들은 오늘날 사용되는 가장 독성 강한 농약의 잔류량이 일반 농작물보다 유기농 작물에서 훨씬 더 낮은 수준임을 발견했다. (63)

유기농 인증을 통해 만들어진 고가의 농작물은 농약의 잔류량이 적다. 
소수만을 위한 혜택이 될 수 있다. 
대다수는 경제적인 여력을 고려해서 농약이 더 잔류한 농작물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농작물 그 자체에 대한 평가는 자격 요건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작가 업턴 싱클레어Upton Sinclair가 나보다 훨씬 앞서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바람에 오늘날의 도축 공정에 대한 나의 설명이 그가 1906년 소설 《정글The Jungle》을 통해 이야기한 것을 대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70)

싱클레어의 책을 읽고 가축 도살장의 열악한 환경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일이란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 자국을 남길 것이다.

https://bandiburi-life.tistory.com/1140

 

[429]정글_육가공 자본주의 무한 욕망과 노동자 가정의 파멸

다른 책에서 20세기 초 미국 시카고에 있던 가축 도살장의 열악한 환경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이 책 의 일부분을 인용한 것을 보고 읽게 되었다. 몇 페이지를 넘기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자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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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초는 점성 용액을 만들 때 필요한 '하이드로콜로이드hydrocolloids'(물에 잘 녹는 커다란 분자) 제조에 사용된다. 여기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알긴산alginate, 또 하나는 한천agar, 마지막은 카라기난carrageenan이다. 이 세 가지는 거의 모든 용액을 진하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저칼로리 탄수화물이다. 오늘날 우리가 구입하는 대부분의 아이스크림이나 휘핑크림, 샐러드 드레싱이 콩과 해초 추출물로 만드는데, 이 또한 우유와 계란, 크림과 비슷한 식감을 내기 위한 것이다.

해초 추출물은 우유와 계란이 주재료인 점도 증진제처럼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기에 프로스팅(케이크 등에 설탕을 입히는 것), 크림 필링, 젤리, 잼 등에 사용되던 상하기 쉬운 동물성 원료를 대신해 음식의 점성을 높이고 안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

해초로 만든 하이드로콜로이드는 내가 아이였을 때는 보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의 탄생에 일조했다. 몇 년 동안 누군가가 먹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일련의 음식들 말이다. (...) 그 결과 수백 미터만 가면 나오는 편의점과 자동판매기에서 캔디, 케이크, 파이, 도넛 등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91~92)

아이스크림에 사용되는 카라긴산, 알긴산에 대해 구글링 했다. 
아이스크림이 녹는 것을 방지하는 안정성, 부드러움을 주는 유화제, 증점 안정제로 사용된다고 한다.
음식을 오래 보관하거나 맛을 내기 위해 넣는 첨가물은 몸에 좋을 이유가 없다
음식 본연의 맛을 원산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짧은 시간 내에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 

 

양 날개로 나는 나비처럼 설탕은 두 가지 화학물질이 결합해 만들어진다. 한쪽 날개는 포도당(글루코스)이고 다른 쪽 날개는 과당(프럭토스)이다. 사탕수수 혹은 사탕무로부터 정제된 이 '나비'는 미국인들이 1950년대에 2킬로그램들이 봉투째로 사서 집으로 향해 식료품 저장고에 보관하던 기본 식품으로, 오늘날의 미국 식습관에서는 더 이상 지배적인 당류 형태가 아니다. (99)

설탕이 몸에 좋지 않다고 알려지며 극도고 자제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자포자기하듯이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로 나뉜다. 
정신적인 노동이 많은 시대에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양보다 과도한 섭취가 문제다. 

1960년대에 일본 식품과학자들은 이 옥수수 전분을 개별적인 단위로 완벽하게 잘라내는 방법을 개발했고, 포도당 분자를 꼬아 과당 분자로 만드는 방법을 발견했다. 흥미롭게도 그 최종 산물은 결정이 아닌 시럽 형태의 설탕이었다. 이 시럽은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 설탕보다 과당을 훨씬 더 많이 포함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결과물에 액상과당high-fructose corn syrup, 약자로는 HFCS라는 이름을 붙였다. (100)

커피 전문점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거리에 많다. 
여러 음료를 주문하면 대부분의 메뉴에 시럽이 추가된다. 
음료, 과자 등에 빠지지 않는 것이 액상과당이다. 
설탕보다 단맛을 내면서 더 저렴하니 대량생산에는 선호된다. 
하지만 비만과 당뇨의 원인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고 우리 몸은 시들어가고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찾아온 죽음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버리기 위한 목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느라 시간을 쓰고 있다. 음식물을 쓰레기 매립지에 던져 넣을 때 우리는 그냥 칼로리 덩어리를 던져 넣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던져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풍요에 대한 무자비한 추구에 이끌린 결과, 우리가 공허하고 소모적이고 명백한 빈곤의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113)

우리에게 시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시간을 들여 만드는 물질의 일부는 버려진다. 
결국 버려지는 것은 시간이다. 
곧 생명이다. 

 

지구상에서 바이오 연료의 상당 부분은 세 곳에서 생산하고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옥수수에 기반한 에탄올을,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에 기반한 에탄올을, 유럽연합은 대두와 카놀라 원료의 바이오디젤을. (152)

인도도 바이오에탄올 사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거라고 공표했다. 
저자는 바이오 연료를 만들기 위한 식물을 재배하기 위해 연료가 사용되기에 공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심지어 더 비효율적일 수 있다. 

바다 프라스틱 쓰레기 (출처: woodsidepawprint)

정유 과정의 가장 중요한 부산물 중 하나가 바로 '석유화학 공급 원료'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원료다. 1950년 이후 20여 종의 각기 다른 플라스틱이 발명되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 '폴리'라는 이름을 단 일련의 물질로 우리 생활의 모든 면면에 혁명을 가져왔다. (156)

인류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상당량이 재활용되지 않고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 
햇빛과 오랜 시간 반응하며 분해되어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생태계에 축적되어 영향을 준다. 
현재의 바다는 과거와 다르다. 
변하지 않으면 미래의 바다는 현재의 바다보다 더 열악한 모습이 될 것이다. 

나는 재생에너지가 덜 사용하고 더 많이 나누는 해결책의 한 부분이라고 믿고 물과 바람, 태양으로부터 더 많은 전기를 만들어내면서 전기를 덜 사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재생에너지 비중의 확대는 필요한 금속 재료를 어디에서 구하는가 하는 다른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170)

지구 환경을 생각하면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방향이 우선이다. 
그다음은 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려가는 것이다.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에너지를 OECD 회원국 국민들이 먼저 실천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에너지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글로벌 시민들을 위해 나눠야 한다. 

히에로니무스 보쉬 작품 (출처: picryl)

생물학을 공부하는 것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초현실적이고 기괴한 그림을 그렸던 15세기 네덜란드 화가)의 그림을 연구하는 것과 비슷해서, 몇 걸음 뒤에서 볼 때 느끼는 혼란이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하게 살펴보면 더 증폭된다. (176)

1500년대 전후를 살았던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은 기이하다. 
인간의 욕망과 타락, 천국과 지옥을 표현했다. 
그의 화풍은 몇 세기 후인 20세기의 초현실주의에 영향을 주었다. 
당시에 어떻게 이런 기괴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그의 특이함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그를 기억하고 있다. 


독서습관1042_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_호프 자런_2020_김영사(250421)


■ 저자: 호프 자런 Hope Jahren

다양한 수상 경력을 지닌 과학자, 작가, 열정적인 교사이자 75억 인류와 함께 이 행성을 공유하고 있는 지구인.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지구 진화 및 역학 센터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과학예술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다. 

1969년 미네소타주 오스틴에서 물리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딸로 태어났다. 미네소타주립대학에서 지질학을 공부했고,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버클리 캠퍼스에서 토양과학 분야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아공과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부교수로, 하와이대학에서 정교수로 재직했다. 풀브라이트 상을 세 번 수상했고, 탁월한 역량을 보인 젊은 지구물리학자에게 수여하는 제임스 메클웨인 메달을 받았으며,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을 담은 책 《랩 걸》은 2016년 <스미스소니언매거진> '최고의 과학책 10', 아마존 '최고의 책 20'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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