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블랜더 거실
독서습관

독서습관500_개인용 컴퓨터부터 인공지능까지 혁신가들_거의 모든 IT의 역사_정지훈_2020_메디치(211226)

by bandiburi 2021. 12. 26.

유튜브 '알릴레오 북's'를 통해 내용을 듣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정지훈 저자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공학을 공부하고 그리고 IT 융합기술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글을 통해 드러난다. 

이 책을 읽는 시기가 둘째 아들이 수능 성적표를 받고 학과와 대학을 고민하다 '컴퓨터공학'으로 진로를 정한 때였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 컴퓨터를 전공한 사람들의 갈 수 있는 다양한 분야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돼서 아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아들이 12월 말과 1월 초에 이뤄지는 대학 입학 지원서를 쓰기 전에 컴퓨터공학이란 것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다. 다행히 아들은 생소한 용어가 어렵다고 하면서도 조금씩 읽고 있다.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대학 진학을 위한 고가의 컨설팅보다는 삶에서 경험한 이야기나 유용할 수 있는 책을 능동적으로 읽도록 권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IT의 역사에 등장하는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 애플의 성장,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 구글에 대한 성공 스토리, 테슬라와 머스크의 창업 성공담, 딥러닝 기술의 발전, 인공지능의 미래 등 개별적인 내용은 이미 다양한 책을 통해 익숙한 부분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IT의 역사>에는 이러한 사실들을 다시 재구성하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혁신가들을 추가하고 여러 기업들의 부침을 통해 몇 가지 '혁명'의 전환을 조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및 아마존과 같은 오늘의 거대 글로벌 기업들도 초창기에는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하면 사라질 수도 있었고 다른 기업에 인수 합병되었다면 기업문화의 차이로 성장이 멈출 수도 있었다.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적기에 경영진의 교체도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티야 나델라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추고 시총 1,2위를 다투고 있다. 

728x90

 

마지막에 인공지능 분야에서 소개된 뇌에 칩을 삽입하는 계획에 대해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이런 기술이 시각이나 청각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그럴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리는 입장이 되었다. IT 기술의 발달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체험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하고, 가게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으며, 모바일 기기를 통해 수시로 원하는 정보를 볼 수 있고, 유수의 대학의 강의도 들을 수 있고, TED나 세바시와 같은 명강의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듣고 볼 수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우리 자녀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IT 기술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사회의 음지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여건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기술을 개발하고 응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기업가들에게는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져야겠다. 동시에 전체 국민의 삶의 질도 높아져야겠다. 돈으로부터, 질병으로부터, 노동으로부터, 소모적인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쪽으로 가도록 돕는데 IT 기술이 필요다. 

아래는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인용했다.

히피 문화를 경험했던 이들이 머리가 나쁘거나 교육을 못 받았던 건 아니다. 그렇다 보니 인근 실리콘밸리에서 막 태동한 신생 컴퓨터 회사의 프로그래머, 시스템 분석가, 컴퓨터 아키텍처 디자이너 등으로 취직했는데, 그들이 그동안 갖고 있던 철학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디자인 철학으로 승화하였고, 이런 디자인 철학이 PC 혁명으로 이어진 것이다. (25~26)

메디슨을 창업한 고 이민화 회장은 우리나라 벤처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열을 불태웠다. 실제로 국내 벤처기업의 자금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해준 코스닥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27)

미국이라는 나라의 최대 강점은 위험과 실패에 대단히 관대하고, 건전한 복구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위험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실패도 많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을 하다가 실패한 젊은 엔지니어가 회사 문을 닫으면, 젊은 사람이 경험을 통해 많이 배웠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을 거라고 여긴다. 물론 큰 회사에서도 실패한 사람들을 기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29)

 

그는 재단으로부터 월급을 일절 받지 않았으며 새로운 문화와 철학을 알리기 위해 카피레프트(copyleft) 운동을 펼치면서 소프트웨어 부문에 적용할 새로운 라이선스인 GNU 일반 공증 사용허가서(GNU General Public License, GPL)를 발표했다. 그의 활동은 이후 다른 산업영역에도 영향을 미쳐서 자유이용 허락 표시(Creative Commons License, CCL)와 같은 라이선스 정책을 이끌어냈고, 공익과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둔 새로운 철학 및 정책이 나타나는 데 기여했다. (177)

래리 페이지는 미시간주 이스트랜싱에서 1973년에 태어났다. 래리 페이지 역시 유태인으로, 부모는 모두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을 가르치는 교수였다. 그의 집 안에는 언제나 각종 컴퓨터 과학 관련 잡지들이 정신없이 널려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래리 페이지는 자연스럽게 컴퓨터와 친해질 수 있었다.(188)

야후!의 반응을 보고서 람 슈리람은 오히려 구글이라는 회사가 진정한 투자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확신했다. 이 미팅에서 돌아온 슈리람은 구글의 회사 설립 작업에 관여하고 직접 25만 달러를 투자함으로써 앤디 벡톨샤임에 이은 두 번째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현재의 수익모델 때문에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좋은 기회를 날려버린 사례가 너무나 많다. 혁신의 시기에 자신의 밥그릇만 지키려고 드는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야후!가 여실히 증명해주었다. (194)

초창기 애플의 정체성과 목표를 잃고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난파선과도 같은 신세였다. 그러다가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면서 상황은 극적으로 변했다. 애플의 정체성과 핵심가치를 먼저 확립하는 작업부터 다시 시작했다. 다른 회사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방식의 디자인과 혁신을 바탕으로 회사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조나단 아이브의 재능도 빛을 발한다. (219~220)

비록 스티브 발머가 빌 게이츠처럼 비전을 심어주거나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창조적인 리더는 아니지만, 두 사람의 경쟁과 소신 있는 발언을 통해 발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모습을 보면서, 오너에게 거의 전권을 주고 휘둘리며 직위에 약간의 차이만 있으면 할 말 못 하고 죽어지내는 우리나라의 기업문화가 대비되어 생각나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228)

래리 페이지의 편지는 결국 경영권을 계속 쥐고서 주주의 이익보다는 소비자 이익을 위해 판단하는 경영구조를 꾸준히 지켜가겠다는 선언으로서, 전통적인 주주 자본주의와는 다른 소비자 자본주의와도 맥이 닿는 이야기다. 과거 주주 자본주의 형태에서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경영을 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회사가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창업자들은 이해하고 있었고, 이를 처음부터 적용시킨 상태로 기업공개를 하려고 한 것이다. (272)

인터넷이라는 전쟁터는 구글이라는 엄청난 거물을 키워낸 데 만족하지 않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을 계속 장수로 키워내고 있다. 인터넷 세상은 변화무쌍해서 훌륭한 장수로 성장할지 아니면 잠시 이름을 날리고 말지는 매일매일 어떻게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는 무서운 곳이다. 하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대부분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286)

에반 윌리엄스는 창업자의 피가 흐르는 전형적인 사람이다. 한 가지 프로젝트를 고집하지도 않았다. 블로거닷컴은 물론이고 트위터도 그렇지만, 원래 회사를 설립할 때 하려고 했던 프로젝트가 아니라 중간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것들이 성공했다. 이런 과정은 오늘날 창업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에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고객 중심 사고와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는 것이 기술을 축적하는 일에 앞서는 첫 번째 덕목이 아닐까. (295)

 

그렇지만 SNS의 존재 이유인 '공감'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계속될 것이다.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분노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행복감과 기대감을 표현하는 등의 공감 욕구는 사람인 이상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상세계가 확산되고 디지털 기술이 일반화될수록 사람들은 어쩌면 더욱 따뜻한 인간적인 것을 원하고 공감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372)

페이팔 마피아가 유명한 것은 성공한 기업가가 일반적으로 하는 행동과 다르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이를 쓰면서 편하게 살기보다는 기업가 정신으로 똘똘 뭉쳐서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계속했고 서로에게 지속적인 자극을 주었다. (중략) 이제는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부를 대물림하기보다는 성공한 선배 창업자가 싹수 있는 후배 창업자에게 투자하고 이들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게 되었다. 이런 사례가 더욱 증가해서 젊은 혁신 기업가들이 더욱 많이 등장하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390)

3D 게임에 3D 렌더링(3차원 물체를 그려내는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행렬 계산을 잘해야 한다. 이를 위해 nVIDIA는 병렬로 행렬을 매우 빠르게 계산할 수 있는 칩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GPU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딥 러닝에서 이야기하는 학습 계산방식 역시 행렬 계산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GPU를 활용하면 매우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 (442~443)

얼핏 듣기에는 끔찍하고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간의 뇌에 기계나 칩을 삽입하는 연구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고, 상당한 성과도 내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의 청각을 회복시켜주는 달팽이관 임플란트, 만성통증 환자나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 완화를 위해 시술하는 뇌심부자극 치료도 뇌에 삽입한 기구를 활용하는 기술이므로 같은 범주에서 생각할 수 있다. (459)

 

■ 저자 : 정지훈

대한민국 최고의 IT 융합 전문가. 국내 유수 기업과 기관에서 미래 트렌드 및 전략 자문가로 활동했고, 지상파 방송사와 주요 일간지에 전 세계 최신 IT 트렌드와 전망을 강연과 칼럼으로 제공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보건정책관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의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우리들병원 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