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영화

[영화]인생은 아름다워_중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뮤지컬 영화(2022)

bandiburi 2023. 1. 29. 23:32

일요일 저녁 포항으로 내려오는 주말버스 속에서 최국희 감독의 2022년 9월 개봉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봤다.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중년 부부들이 많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영화다. 뮤지컬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중간중간 상황에 맞춰 귀에 익숙한 발라드곡이 중년 관객의 기억을 소환한다. 몇 가지 생각을 포스팅한다.


뜨거운 사랑이 의무감이 되어버린 중년, 다시 배우자를 돌아보자

늘 옆에 있지만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어 서로를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은 공무원으로 경제적인 역할이 의무인 양 다른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전업주부인 아내는 남편과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가정에서 정신없이 보낸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택시보다는 시내버스를 탄다.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이 있지만 부부는 미루고 자제하며 살아왔다.

결혼 20년 차를 넘어서며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사라졌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의 존재가 당연하게 여겨진다. 영원히 계속 그럴 것처럼.

연애하던 시절의 모습을 다시 떠올린다. 서로가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시기가 있었다. 볼을 비비며 조금이라도 더 함께 하고 싶은 시절이 있었다. 불같은 사랑의 시기다. 하지만 사랑만으로 살 수 없다고 하듯이 삶은 부부를 현실 속으로 빠트린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간다.

산업화 시기에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왔던 중년들이다. 이제는 배우자를 돌아보라고 권하는 영화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고 사랑의 감정을 일깨우고 더욱 보살피며 살아가라고 한다.  


뮤지컬 영화에 도전하는 모습이 새롭고 좋았다.


뮤지컬 영화하면 <레미제라블>이나 <라라랜드>가 떠오른다. 특히 <레미제라블>은 지금도 가끔씩 OST를 듣는다. 그런 명작이 한국 영화에서도 나오면 하며 바라던 차에 <인생은 아름다워>를 만났다.

아직은 규모나 짜임새 면에서 어색함이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최국희 감독에게 응원을 보낸다. 도전하고 성숙해지며 더욱 안정된 뮤지컬 영화로 감동을 주리라 기대해 본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단지 즐기면 된다. 뮤지컬 영화를 만드는 일은 힘겨운 싸움일 것이다. 곡을 선정하고 곡과 스토리의 조화를 살피고, 배우들은 대사와 함께 안무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래도 그 과정은 흥미로울 것 같다.

감독의 입장에서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히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하에서 모든 일이 진행된다고 추정한다. 그러면 어떻게의 문제가 남는다. 그 메시지를 충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안무와 노래, 그리고 배경이 선택돼야 한다.

이 영화는 아내가 폐암에 걸린다는 극단적인 설정을 하고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성취해 가는 과정을 중심축으로 한다. 그리고 무뚝뚝한 남편과 반항적인 자녀들이 점차 엄마를 돕고 서로의 사랑을 회복하는 게 결론이다. 뻔한 스토리다. 그렇지만 춤과 익숙한 노래가 곳곳에 가미되어 80년대와 90년대를 경험한 중년에게는 뮤지컬 양식이 추억과 함께 새로움을 준다.

본인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며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장면도 있어 생활에 활력소가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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