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벵갈루루에서 BTS 팬인 인도직원과 대화하며 문화의 힘을 보다
인도 주재원 생활을 마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 출장을 다녀왔다.
델리로 입국해 푸네를 거쳐서 벵갈루루에서 출국하는 여정이었다.
마지막 여정을 마치고 밤 11시 싱가포르 항공을 타기 위해 벵갈루루 공항에 오후 8시경 도착했다.
밤에 도착하니 벵갈루루 공항이 이렇게 화려했나 싶을 정도로 웅장하고 깨끗하고 싱가포르 같은 느낌이다.
밖과 같이 안쪽도 화려했다.
델리나 푸네 공항과는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감상한 후 발권을 위해 싱가포르 항공 쪽으로 이동했다.
마침 항공편이 지연이 되면서 Self Check-in이 작동하지 않아 줄을 서야 했다.
이미 줄이 뱀처럼 길게 이어졌다.
바깥쪽에서 안내를 돕는 인도 직원이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한국말 배웠어요.'
그래서 어떻게 배웠냐고 물었다.
'저, BTS 팬이에요.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 많이 봐요.'라고 답한다.
그래서 BTS는 군대를 다녀오고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래도 영원히 BTS 팬이에요.'라며 자신은 '아미'라며 소개한다.
인도에 주재할 때 한국관광공사 직원이 2년씩 주재원으로 나와서 활동했다.
한국을 알리기 위해 태권도 등의 공연도 하지만 인도에서는 한국문화를 알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BTS라는 아이돌 그룹이 글로벌 아미를 몰고 다니며 팬층이 쌓이며 자연스럽게 한국이 알려졌다.
BTS를 통해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을 방문한다.
직접적인 BTS 팬은 아니지만 그들의 활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국뽕에 빠진다.
BTS 외에도 넷플릭스를 통한 한국 드라마나 영화도 많이 알려져 있다.
그만큼 쉽게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재능이 여러 방법으로 인정받는 사회로 가고 있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우리 사회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획일적인 대학입시 중심, 학과 편향, 지역 집중, 물질 중심의 왜곡된 삶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한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럴 때 더욱 더 많은 분야에서 또 다른 BTS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