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프로 농사꾼 부모님 고구마 심는 일을 지원하며 드는 생각
5월 가정의 달 연휴기간에 부모님 인사도 드리고 농사일도 도와드릴 겸 고향을 방문했다.
평생 농사일로 단련되었지만 세월의 흐름은 거스르지 못해 무리했던 몸은 고장 난 곳이 많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면 농사의 프로답게 능수능란하게 처리해 가는 모습에 감탄한다.
50년 이상을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아오신 부모님은 프로다.
농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일을 할 때는 정해진 분량이 끝날 때까지 끈기있게 추진한다.
함께 일하면서 깜짝 놀란다.
80세 전후지만 여전히 자식들이나 손주들보다 일머리가 앞선다.
프로 농사꾼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농업이 어렵고 힘들다고 한다.
단순히 토지, 농기계, 작물, 지역만을 보지 말고 더 크게 보자.
세계의 농업의 흐름과 국내 농업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프로의식을 가지고 도전하는 젊은이라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프로 농사꾼, 즉 전문가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편한 직업이 어디에 있겠는가.
농업은 농업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대학졸업 후 직장생활만 해온 입장에서 평생직장을 가진 부모님이 자랑스러울 때가 많다.
퇴직 없이 자신의 기능/기술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직업군이다.
아래는 고향을 방문해 고구마 심는 일을 도와드렸던 일을 정리했다.
고추모종을 밭으로 옮겨심고, 고구마 순을 심는 일을 도와드리러 갈 테니 미리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자식이나 손주들이 고생할 것을 염려하셔서 고추는 이미 다 심으셨다.
'심심해서 하다보니 얼추 다했다'며 변명을 하신다.
남은 고구마 심기를 온 가족이 함께 시작했다.
어쩌다 고구마를 심는 손길이 서툴기에 시범을 보이신다.
과거에 비해 고구마는 반으로 줄이셨다.
고구마를 손으로 캐는 일도 고되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나눠 먹기 위한 정도의 분량이라 매년 손으로 캐고 이다.
고구마 순을 과거에는 집에서 직접 길러서 사용했지만 요즘은 구매해서 심는다.
꿀고구마, 호박고구마, 밤고구마 등 순에 이름을 붙여서 구분해서 판매한다.
집에서는 꿀고구마를 주로 심는다.
고구마 순을 심고, 흙을 북돋아 주어 잎이 비닐에 닿지 않도록 해주면 끝이다.
오전에 심고 나니 점심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고구마 순이 땅에 잘 안착할 수 있는 환경이다.
2024년에는 가뭄으로 많이 죽어서 다시 심어야 했다는 부모님 말씀이다.
프로 농부는 어느 땅에서 무슨 작물이 얼마나 자랐는지 잘 파악하고 있다.
마늘밭 한쪽 끝에 심어둔 시금치가 너무 자라서 곧 꽃을 피울 것 같아 서둘러 채취한다.
대부분은 자식들에게 나눠주신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평생 농사일로 인해 허리가 성하지 않아 유모차에 의지하고 다니신다.
75세 이상의 어른들은 모두 보조기구를 사용하신다.
마을에서 가장 젊은 농부는 곧 환갑이다.
자랑스러운 부모님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