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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872]수술 실습견 쿵쿵따_병원 생활 8년차 발바리 믹스 반려견 입양 후 8년 동행사

by bandiburi 2024. 4. 13.

이 책은 반려견과 동행했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반려견에 관심이 일도 없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2023년 7월부터 콩시바와 가족이 갑작스러운 동행을 시작했다. 이후 하루하루가 처음 경험하는 상황의 연속이다. 세 아이들이 모두 성인이 된 마당에 새로운 양육 대상이 생겼다. 반려견에 들어가는 비용이 아이들을 키울 때보다 더 들어가는 것 같다. 병원비나 사료비도 만만치 않다. 반려견 덕분에 가족들 간에 대화가 많아져 긍정적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심정과 고충도 이해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반려견은 가족에게 자식과 같은 존재가 된다. 그래서 저자가 직접 입양해서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함께 한 쿵쿵따와의 동행 이야기는 감동과 동시에 몇 가지 새로운 각도에서 반려동물을 바라보게 한다. 

 

첫째, 수술 실습견이란 희생동물의 정체를 보았다. 

수의사들도 의사처럼 수술을 잘 하기 위해 임상실습이 필요하다. 실습을 위한 동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런 대상을 얻기 위해서 유기동물이나 사육동물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기동물은 안락사를 시킨다고 들었다. 

수의사를 양성하는 기관이나 수의사 본인이 동물에 대한 윤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기동물을 안락사하는 대신 임의로 수술 연습 대상으로 생각하기 쉽다. 동물은 동물이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쿵쿵따와 장군이가 병원에서 경험하는 원치 않는 수술은 동물들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긴다. 쿵쿵따가 병원에서 8년 동안 있다가 저자에게 입양되었을 때 사람의 손길을 두려워하는 반응은 이를 잘 보여준다. 집에서 반려견이 자주 보이는 반응 중에 하나가 배를 드러내고 항복하듯이 보여주는 행동이다. 하지만 쿵쿵따는 절대 배를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고 하니 얼마나 수술이 두려웠을지 짐작하게 한다. 

책으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쿵쿵따를 마치 양육해서 키우는 심정이 들 정도로 세세하게 잘 쓴 책이다. 쿵쿵따의 두려움과 새로운 가족과 만나서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의 즐거움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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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쿵쿵따와 장군이는 병원에서 수술 실습견으로 생활하게 되었다. 어떤 날은 인턴의 실습을 위해 수술실에 들어갔고, 또 어떤 날은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반려견의 수술이 있기 전 사전 연습을 위해 수술대 위에 올랐다. 쿵쿵따와 장군이는 번갈아 수술을 받았다. 많으면 한 달에 한 번, 보통은 몇 달에 한 번씩 수술을 받았다. (39~40)

사람 병원의 의사가 임상 수련 과정인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경험 많은 의사가 되는 것처럼 수의사 선생님도 수련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실습 과정에서 실습 동물이 필요했던 거라고. 그리고 쿵쿵따는 처음부터 수술 실습견으로 병원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54)

병원에서 겪었던 일이 있으니 그럴 수 있다. 사람의 손이 쿵쿵따에게는 고통을 주는 손이었으니까. 때로는 가족이 손을 뻗어 몸을 만지려 해도 움찔움찔했다. (...) 쿵쿵따를 안으려고 손을 뻗으면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 특히 배를 보이는 것을 싫어했다. (...) 사람을 좋아하는 쿵쿵따가 일정한 거리 이상 가까이 오지 않고 가족 주변을 맴도는 것이 과거의 기억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90)

 

둘째, 반려동물에 대한 윤리에 대한 부분이다. 

유년시절에 집에서 키우는 개라는 존재는 먹던 음식을 먹이고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래서 개는 가족이라기보다는 가축이었다. 외부인이 오면 짖어서 경고를 하면 밥값을 한다고 생각했다. 동물에 대한 윤리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공원이나 아파트 주변을 주인과 함께 산책하는 반려견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보다 반려견이 더 많다고 해도 거짓이 아니다. 그만큼 반려견을 가족처럼 애지중지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런 시대를 반영하듯 주변에는 동물병원이나 반려동물 샵이 성행한다. 많은 소비의 주체가 되었다. 

반려동물이 많은 만큼 버려지는 유기동물도 많다. 그들을 대상으로 불법적인 실습이나 안락사, 도살까지도 이뤄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이해관계가 형성된다. 그리고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가족과 같은 반려동물에 대한 법이 제정되었다. 평소에는 관심이 없는 부분을 이 책을 보며 바라보게 되었다. 

현행법상 대학교 등 연구기관의 경우에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꼭 설치해야 한다. 또한 동물보호법에서 규정하는 동물실험의 원칙과 금지의 제재 또한 학교에 적용된다. 유기동물이나 사역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 금지는 학교든 동물실험 시설이든 모두가 지켜야 하는 사항이다. (...) 현실에서는 유기동물이나 사역동물을 이용한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법임에도 보호자가 사육 포기의 수단으로 근거 없이 안락사를 결정하거나 우리나라는 개식용 산업이 현존하기에 음지에서 손쉽게 실습용 동물을 구할 수 있다. (180)


독서습관 872_수술 실습견 쿵쿵따_박민경_2023_책공장더불어(240413)


■ 저자: 박민경

어릴 때는 화가가 꿈이었고, 30대 문턱에서는 수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 법. 프로그래머로 IT 분야에서 15년을 일했다. 심리치료 석사 학위를 받고 현재 가족과 아이들을 상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수의사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동물을 사랑해 쿵쿵따를 만났고, 쿵쿵따 이야기를 직접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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